잠 깐 만.....♡/나 는 나 답 게

새해 이야기

moon향 2011. 1. 11. 06:46

 

 

연말을 보내면서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거라 기대했으나

내가 하기로 했던 일들이 갑자기 취소가 되는 바람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화가 날 때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위대한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치도록 화를 낸 죄(?)로, 어제 하루 밥을 먹지 않기로 했다.

정신이 맑아지기는 커녕 배가 고프니 짜증이 올라온다. ㅠ,ㅠ

아이들 점심을 차리면서 참치볶음밥 냄새에 취해,

밥을 그냥 먹고 기분 좋게 오후를 보낼까 하고 고민하다가...

아니야! 나에게 약속한 걸 지키자! 하고 밥을 참았다.

 

화가 날 때도 눈빛이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소리지르는 사람은 누가 봐도 추하니까...바보바보~

마음을 추스리려 박예분 선생님 동시집을 읽고,

동네 한바퀴 돌고 오니 좀 괜찮아졌다.

 

학원 다녀온 아이들에게 소보루빵을 주면서 나는 물 한 잔만 마시는데,

 

                         아들 : 엄마는 빵 안먹어?

                          나   : 엄마도 먹고픈데 오늘 하루땡이야!

                                                                   ( "하루땡"은 "하루금식"이라는 우리집만의 언어. )

 

                          아들 : 왜? 엄마 지난 주에도 하루땡했잖아?

                          나   : 그랬지! 그땐 2011년을 맑은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첫마음을 까먹어버리고 절제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 그런단다.

                          딸   : 그래도 배고픈데 어찌 참아요?  같이 빵 먹자!

                          아들  : 엄마, 이번에도 아빠한테 비밀이야?

                          나   :  아냐, 말할 테니 걱정마!

                                   너희는 어린이의 일을 생각해! 어른들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들 :  아~ 진짜~ 엄마는 왜 그리 복잡해?

                                나  :  응...그런가?

 

 

그렇게 간식타임은 지나고

다들 책보고 놀다가 미니탁구 한 판 하고 저녁시간은 흘러갔다.

저녁이 가고 밤은 지나고...눈을 떠보니 새벽 4시 반! 아싸! 밥먹자! (^^) 

 

열흘 전 금식후유증이 온 듯 정말 힘이 없었다ㅠㅠ

미음을 쑤어 아주 천천히 먹었다.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밥을 하루 굶으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궁금하다! )

하루를 못 먹고 다음 날 무언가를 먹으려면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 빨리 먹을 수 없다.

미음을 다 먹고 사탕 하나 빨아먹으니 힘이 좀 난다.

 

따뜻하게 다시 잠을 자고 싶었으나 유혹을 뿌리치고 교회에 갔다.

평소에 다니는 교회는 아니지만 가까운 교회라 새벽에 자주 가게 된다.

새벽길을 밟을 때 기분은 뭐랄까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좀 긴장되는 순간이다. 

나는 어두운 길을 정말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밤 9시 이후 새벽까지 혼자 절대 밖에 나가지 않는다.

새벽교회를 가는 시간이 그래서 나에겐 더욱 고민이 될 때가 있었다...

( 님들도 모두 알잖는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ㅋㅋ)

 

 오늘 새벽말씀은, 시편39편에서

 

내가 말하기를 나의 행위를 조심하여 내 혀로 범죄하지 아니하리니

악인이 내 앞에 있을 때에 내가 내 입에 재갈을 먹이리라 하였도다

내가 잠잠하여 선한 말도 하지 아니하니 나의 근심이 더 심하도다

내 마음이 내 속에서 뜨거워서 작은 소리로 읖조릴 때에 불이 붙으니 나의 혀로 말하기를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하사 내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사람은 그가 든든히 서 있는 때에도 진실로 모두가 허사뿐이니이다 (셀라)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로 소란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거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주여 내가 이제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아멘!!!

 

연약함을 돌아보게 하시고 상한 나를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참으로 저는 한심한( 혹은 '한 심한') 사람입니다....

남편에게 아야기를 했더니, 절 보고 정말 희한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바보같이 밥을 굶는다고...

스카치캔디 바나나맛 사탕을 사줍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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