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고....♡/아......세 월 호

세월호와 문학동네

moon향 2014. 10. 6. 21:40

 

 

문학계 ‘이변’…세월호 다룬 《문학동네》 초판 매진

 

  <한겨레>  2014.09.30  정 : 2014.09.30 15:04

 

“그들의 정당한 싸움이 ‘몹시 가여운 사람’이라는 사회적 온정주의의 선을 조금이라도 넘어가면 그들은 곧바로 시체 장사꾼으로, 혹은 불온세력으로 매도되며 사회적 폭력에 노출될 것이다. 세월호 이후의 문학은 이러한 온정주의의 금지선들, 그리고 시혜의 논리를 반동적으로 활용하는 감성정치들이 정당한 싸움을 마비시키지 못하도록, 고통받는 이들의 표상을 여러 방식으로 균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진은영, ‘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 우리의 수치심은 자정의 그림자처럼 길다’, 계간 <문학동네> 2014년 가을호)

 

작가들의 세월호 참사 관련 글을 특집으로 엮은 계간지 <문학동네> 가을호가 화제다. 출판사는 발간 한달만에 초판 4000부가 매진돼 추가로 500부 제작에 들어갔다. 장기화된 출판계 부진을 감안할 때, 계간지의 초판 매진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이르면 이번 주말, 작가들의 세월호 관련 글을 모은 책도 따로 발간할 예정이다. 책 제목은 가을호에 실린 박민규 작가의 글 제목과 같은 <눈먼 자들의 국가>로, 작가들의 인세와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가을호 <문학동네> 세월호 특집에는 박민규, 황정은, 진은영, 배명훈, 전규찬, 김서영, 홍철기 등 작가들과 사회과학, 정신분석학 등 연구자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글을 실었다. 최근 박민규 작가의 글 ‘눈먼 자들의 국가’는 문학평론가 신형철씨가 진행하는 문학동네 팟캐스트를 통해 전문이 낭독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발간 예정인 <눈먼 자들의 국가>에는 그야말로 참사에 대한 ‘작가들의 목소리’가 한 데 묶일 예정이다. 계간지 여름호에 발표한 소설가 김연수의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해보시오, 테이레시아스여’, 시인 김행숙의 ‘질문들’, 소설가 김애란의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과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인 평론가 황종연(동국대 국어국문과 교수)의 ‘국가재난시대의 민주적 상상력’이 함께 실린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좀더 많은 분들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값을 5500원으로 낮게 매겼고, 작가들 또한 인세 기부 의사를 밝혀왔다”고 밝혔다. 문학동네는 이 책의 판매가 10만권에 이를 때까지는 매출액 전액, 그 이후 판매부터는 수익금 전액과 인세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다. 10만부까지 책이 팔리게 되면 기부액은 3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염 국장은 “한편에서는 ‘세월호 피로감’을 호소하지만, 여전히 작가들에게는 알려야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이고, 그것이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아직 기부처는 정하지 않았지만, 신중한 검토를 거쳐 세월호를 기억하는 움직임이 있는 곳에 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