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문학동네는 이르면 이번 주말, 작가들의 세월호 관련 글을 모은 책도 따로 발간할 예정이다. 책 제목은 가을호에 실린 박민규 작가의 글 제목과 같은 <눈먼 자들의 국가>로, 작가들의 인세와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가을호 <문학동네> 세월호 특집에는 박민규, 황정은, 진은영, 배명훈, 전규찬, 김서영, 홍철기 등 작가들과 사회과학, 정신분석학 등 연구자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글을 실었다. 최근 박민규 작가의 글 ‘눈먼 자들의 국가’는 문학평론가 신형철씨가 진행하는 문학동네 팟캐스트를 통해 전문이 낭독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발간 예정인 <눈먼 자들의 국가>에는 그야말로 참사에 대한 ‘작가들의 목소리’가 한 데 묶일 예정이다. 계간지 여름호에 발표한 소설가 김연수의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해보시오, 테이레시아스여’, 시인 김행숙의 ‘질문들’, 소설가 김애란의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과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인 평론가 황종연(동국대 국어국문과 교수)의 ‘국가재난시대의 민주적 상상력’이 함께 실린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좀더 많은 분들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값을 5500원으로 낮게 매겼고, 작가들 또한 인세 기부 의사를 밝혀왔다”고 밝혔다. 문학동네는 이 책의 판매가 10만권에 이를 때까지는 매출액 전액, 그 이후 판매부터는 수익금 전액과 인세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다. 10만부까지 책이 팔리게 되면 기부액은 3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염 국장은 “한편에서는 ‘세월호 피로감’을 호소하지만, 여전히 작가들에게는 알려야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이고, 그것이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아직 기부처는 정하지 않았지만, 신중한 검토를 거쳐 세월호를 기억하는 움직임이 있는 곳에 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