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스크랩] 말의 빛 / 이해인

moon향 2011. 10. 24. 13:43

말의 빛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빛

나를 키우려고

새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작은 위로』(열림원, 2008)

출처 : 시에/시에문학회
글쓴이 : 김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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