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노천명

moon향 2011. 9. 16. 09:56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가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행복하겠소

 

 

내용은 희망사항이다.

현실의 고독속에서 이룰 수 없는 세계를

환상으로 노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자연 속에서 풍성함과 행복을 누린다는 의미보다

세상을 벗어나 홀로 

고독속에서 詩를 짓는 일에

몰두하고 싶은 작가의 염원이 더 잘 나타난다.

이 詩人은  고독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노천명(1912~1957)  

황해도 장연 출생 / 이화여자전문학교 졸업

예리한 감각과 청순한 정서로 감상적이면서도 절제된 서정시를 남기면서

모윤숙과 더불어 식민지 시대의 대표적 여류시인의 독특한 경지를 개척하였다.

   

               - 평생 곁에 두고 싶은 책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