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고....♡/언 어 와 문 장

[스크랩] 시적 언어의 특성(출처 : `문학 꽉잡기` - 지학사)

moon향 2014. 5. 27. 09:41

시적 언어의 특성

 

 

 

1. 함축성

 

⑴ 함축적 의미의 개념

    ‘함축적 의미’란 시어의 지시적 의미에 느낌이나 분위기, 생각 등이 추가되어 시의 문맥 속에서 ‘새롭게 형성된 의미’이다. 일상 언어에서는 사실이나 개념을 주로 전달하는 지시적 의미를 중시하지만 시의 언어는 지시적 의미를 바탕으로, 느낌이나 분위기 및 개성적인 생각 등을 담은 함축적 의미를 중시한다.

 

2. 함축적 의미의 형성

   시어의 함축적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의 문맥 속에서 그 의미가 구체화된다. 시어가 지닌 지시적 의미가 확장되어 문맥 속에서 함축적 의미가 드러나기도 하며, 시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관련하여 함축적 의미가 부가되기도 한다.

 

⑴지시적 의미의 문맥적 확장에 의한 연상과 유추

 

예)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지시적 의미의 ‘번지(番地)’ : 땅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서 매겨 놓은 번호, 또는 그 땅 → 거주지 → 함축적 의미의

                                                                                                                                              시의 문맥

‘번지’ : ⒜주민이 사는 거주지(문명), ⒝산에 있는 새의 거주지(자연)

 

⑵이미지에 의한 연상과 유추

 

예)김수영, 눈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지시적 의미의 ‘눈’ : 대기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땅에 내리는 얼음의 결정체 → 연상되는 속성 : 희다(살아 있는 눈) → 함축적 의미의 ‘눈’ : 순수, 순결, 정의롭고 순수한 생명

 

3. 다의성(多義性)

   다의성이란 말이 여러 가지 뜻을 지니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시어가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시어의 특성 중 하나이다. 화자의 정서와 태도를 드러내는 중요한 시어들이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예)황진이의 시조

어져 내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더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해설 : 통상적인 어법이라면 ‘제 구태여’는 종장의 ‘보내고’에 연결시켜 읽게 된다. 이 경우 주체가 시적 화자가 되어 ‘제 스스로 보내 놓고’의 뜻이 된다. 그러나 ‘제 구태여 가랴마는’의 도치로 본다면 ‘제’는 떠나는 임이 되며 ‘임이 구태여 간다.’라는 뜻이 된다. 임을 보내고 그리워하는 상황이 임의 탓인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탓인 듯도 하다는 복잡한 심정을 함축함으로써 다양한 해석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표현 기법으로 말하자면 ‘제 구태여’는 행간 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행간 걸림이란 특정한 시구의 의미가 다른 행에도 걸리도록 시행을 배치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기법은 ‘애매성’이라는 시의 원리와 관련된 것으로, 시어의 함축성을 높이고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한다.

 

2. 시적 허용

   시에서 예술적 효과를 위해 문법·어법·역사적 사실·과학적 진실 등에서 일탈하는 표현이 허용되는 것을 ‘시적 허용’이라고 한다. 이는 정서와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시적 형상화 방법이다. 이러한 시적 허용에 의한 표현은 크게 사이비 진술과 모순 어법, 신조어의 구사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형상화(形象化) : 형체로는 분명히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을 어떤 방법이나 매체를 통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한 형상으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시적 형상화란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시로 표현해 내는 것을 말한다.

 

⑴사이비 진술

   우리가 겪는 경험의 법칙이나 상식을 뒤엎는 일탈된 표현을 특히 ‘가진술’ 또는 ‘사이비 진술’이라고 한다. 이는 ‘거짓’을 진술했다는 말이 아니라 과학적 진술을 흉내 낸 진술을 의미한다. 비유나 감정 이입, 관념적 대상의 구체화 등의 다양한 수사법도 모두 가진술이라 할 수 있다.

 

예)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 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해설 : 삼각산이 춤을 춘다거나 한강물이 뒤집힌다는 것은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비과학적인 진술로써 고통스러운 현실의 압박을 뛰어넘으려는 강렬한 충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⑵모순 어법

 

예)서정주, 국화 옆에서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해설 : ‘그립고 아쉬움’의 뒤에 체언에 결합하는 조사 ‘에’가 쓰였는데, 일상의 언어 규범에 따르면, 이것은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써야 한다. ‘머언’은 ‘먼’이라고 적어야 하는데 시인 개인이 임의로 ‘머언’이라고 맞춤법에 어긋나게 적었다. 그러나 정태적인 속성을 지닌 ‘그리움’과 달리 ‘그립고’라는 표현은 동태적인 속성을 지니므로 뒤의 ‘아쉬움’이라는 표현과 어울려 ‘동태성’과 ‘정태성’을 아울러 지니게 되며, ‘머언’은 ‘먼’보다 시간의 길이가 긴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는 시적 효과를 나타낸다.

 

⑶신조어의 사용

 

예)김광균, 와사등

차단 -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해설 : ‘차단 - 한’은 사전적 의미로는 해석되지 않는 단어로서 시적 화자의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하여 시인이 만들어 낸 신조어(新造語)로 볼 수 있다. ‘차가운’이라는 말과 ‘차단된’이라는 말의 의미가 교묘하게 중첩된 느낌을 주는 표현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뿌옇게 흐려 있는 등불의 인상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출처 : 신춘문예공모나라
글쓴이 : 스티브 맥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