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높은 법칙>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자신의 수호신은 분명 참된 것이요, 만일 그의 희미하나 끊임없는 암시에 귀를 기울인다면, 처음에는 이것이 어떤 극단이나 심지어는 광기(狂氣)로 이끌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점점 결의와 신념이 굳어짐에 따라서 자기가 가야 할 길이 그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건전한 사람이 느낀 분명한 반대는 처음에는 미약할망정 결국에는 인류의 여론과 습관을 극복할 것이다. 자기 자신의 수호신을 따르는 사람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는다. 비록 육식을 그만둔 결과로 육체의 허약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낙심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것이 보다 높은 원칙과 일치하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의 낮과 밤이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의 인생이 꽃이나 방향초처럼 향기가 난다면, 또 우리의 인생이 보다 탄력있고, 보다 별처럼 영롱하고, 보다 불멸에 가까운 것이 된다면, 그것이 우리의 성공이다. 그때 자연의 삼라만상이 우리를 축하할 것이요, 우리는 자신을 시시때때로 축복할 이유를 갖는다. 가장 큰 이득이나 가치는 제대로 평가되는 일이 드물다. 그런 것들이 정말 존재하는지 우리는 쉽게 의심하고 쉽게 잊어버린다. 그러나 그들이야말로 지고(至高)의 실체다. 가장 경탄스럽고 가장 참된 여러 가지 사실은 사람이 사람에게 전달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나의 일상생활의 참된 수확은 새벽이나 초저녁의 빛깔처럼 만질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그 무엇이다. 그것은 내 손에 잡힌 작은 은하계의 별가루요 한 조각의 무지개인 것이다. -.시 한 줄을 장식하기 위하여 꿈을 꾼 것이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 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이 드높은 곳에 떠 있다. <숲생활의 경제학편> -.나는 지금 강인하고 용감한 천성을 가진 사람들에 게 생활규범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람 들은 천국에서나 지옥에서나 자기 일을 처리해 나 가며 가진 돈을 탕진하지 않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도 더 큰 저택을 짓고 더 풍성하게 돈을 쓰는 사람 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 사람들이 단 몇 명이라도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를 일이다. 내가 두번째로 제외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의 현 재상황 속에서 자극과 감흥을 발견하며 연인들 사 이에나 있을 법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그것을 소 중히 여기는 사람들인데 나 자신도 어느 정도 이 부 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세번째 제외 대상은 어떤 직업이건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 들이다. <'독서' 중에서 > .. 우리 자신이나 후손을 위해 재산을 모으고, 가문이나 국가를 세우거나 명성까지 얻는다 해도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지만, 진리를 다룰 때는 영원불멸의 목숨을 얻게 되며, 변화나 재난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게 된다. 신(神)의 입상(立像)의 베일 한쪽을 걷어올린 사람은 고대 이집트나 인도의 철학자 였을 것이다. 그 떨리는 옷자락은 여전히 지금도 들쳐진 채로 있고, 그 영광의 장면은 아직도 내 눈에 선하다. 그 옛날 그처럼 대담하게 베일을 걷어올린 사람은 그 철학자의 내부에 들어 있던 나 자신이요, 지금 그 광경을 다시 그려보는 사람은 나의 내부에 있는 옛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그 옷자락에는 아직도 먼지 한 점 앉지 않았다. 그 신상이 들쳐진 이래, 시간이 조금도 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고의 시간으로 승화시키는, 혹은 승화시킬 수 있는 시간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니다. <'고독' 중에서 > -.나는 홀로 있기를 좋아한다. 홀로 있는 것만큼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방 안에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속에 끼일 때 더 외롭다. 사색하거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그가 어디에 있게 될지라도 언제나 홀로 있다. 고독은 어느 한 사람과 그의 동료 사이에 있는 공간의 거리로 측정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우글거리는 벌집같은 캠브리지 대학의 한 강의실 안에 들어 있을지라도 진정으로 면학하는 학생은 사막 가운데에 있는 수도승만큼이나 고독하다. -.내가 홀로가 아닌 것은 호수에서 즐거워 소리지르는 되강오리, 아니 월든호수 자체가 혼자가 아닌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 도대체 저 고독한 호수가 무슨 벗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저 호수는 그 감청색 물 속에 푸른 악마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푸른 천사들을 가지고 있다. 태양은 혼자다. 비록 안개 자욱한 날씨에는 둘로 보일 때도 있으나 하나는 가짜 태양이다. 하느님 역시 홀로 존재한다. 그러나 악마, 그는 홀로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많은 동료들과 어울려 대군을 이루고 있다. 내가 외롭지 않은 것은 들판에 핀 한 떨기의 해란초나 민들레, 혹은 하나의 콩잎이나 괭이밥 입사귀, 혹은 한 마리의 땅벌이 외롭지 않은 거나 다름 없다. 내가 외롭지 않은 것은 밀부르크 하천이나, 풍향계, 북극성이나 남풍, 혹은 사월의 봄비나 정월의 해빙, 그리고 새집에 자리잡은 첫번째 거미가 외롭지 않은 것과 같다. -.사람들의 교제는 일반적으로 너무 값이 싸다. 우리는 너무 자주 만나기 때문에 각자 새로운 가치를 조금이라도 얻을 시간을 갖지 못한다. 하루 세 끼 식사때마다 만나서 바로 우리 자신인 저 곰팡내나는 치즈를 새로이 서로에게 맛보인다. 이처럼 자주 만나는 것을 견딜 수 없게 되어, 서로 치고받는 싸움질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예의범절이라는 일정한 규칙에 합의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우체국에서 만나고, 친목회에서, 또 매일밤 난롯가에서 만난다. 우리는 밀집되어 살고 있어 서로에게 방해가 되고, 서로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그 결과, 우리는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잃어버렸다. 그처럼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중요하고 마음을 터놓는 의사소통에는 전연 지장이 없을 것이다. 공장의 여공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은 꿈속에서까지 혼자 있는 일이 없다. 내가 사는 이곳처럼 1평방마일에 한 사람만 산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손 닿는 피부에 있지 않다. <콩밭중에서> 우리가 흔히 잊기 쉬운 것은 태양은 인간의 경작지와 대초원과 삼림지대를 차별없이 똑 같이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태양의 광선을 똑 같이 반사하거나 흡수한다. 인간의 경작지는 태양이 매일 지나다니는 길에 내려다보는 멋진 풍경의 일부분일 뿐이다. 태양의 눈에 이 지구는 두루두루 잘 가꾸어진 하나의 정원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태양의 빛과 열의 혜택을 이에 상응하는 믿음과 아량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출처 : 자연과 삶의 향기
글쓴이 : 피츠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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