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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탄생100년, 5월의 인연 피천득

moon향 2014. 4. 29. 13:53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 피천득의 '오월' 중에서 -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5월.

움추리고 있던 모든 생명이 깨어나는 5월을 저리 표현하시다니..

역시 한국 수필문학의 백미라고 칭할만 하다.

 

5월은 유독 피천득 선생님과 특별한 月 인것 같다.

1910년 5월 29일 출생하셨고, 2007년 5월 25일 타계하셨다.

모란의 달 오월에 오셨다가 신록의 달 오월에 세상을 떠나가신 

故 피천득 선생님...

 

 

   

                                                      사진 한영희

 

 

국민 수필가 故 피천득 선생님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으셨다.

식민지 조선이 낳은 첫 세대이자 1920, 30년대 일제치하에서 식민지

근대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창작활동을 펼친 문인이시다.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감성적인 수필로 유명한 피천득 선생님은 특히

일본 유학시절 연모의 정을 품었던 소녀 아사코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 낸

수필 <인연>을 통해 국민 수필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 피천득 <인연> 중에서 -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제 뜻대로 이룰 수 없는 것이 인연, 고것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피천득 선생님의 글은 우리를 울렸다가 다시 웃게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셔서 그런지 쉽게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같다.

 

이제 29일 앞으로 다가온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02년 이후 한반도를 붉게 타오르게 만든 그 월드컵이다시 여름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다가오고 있다.

 

붉은 악마

 

피천득

 

붉은 악마들의

 

끓는 피

 

슛! 슛! 슛 볼이

 

적의 문을 부수는

 

저 아우성!

 

미쳤다, 미쳤다

 

다들 미쳤다

 

미치지 않은 사람은

 

정말 미친 사람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정말 우리 모든 국민은 미쳤었다.

피 선생님의 저 짧은 시 속에서 그 뜨거운 열기와

우리 국민들의 함성이 모두 들어있다.

 

하하하. '미치지 않은 사람은 정말 미친 사람이다' 라는 구절은

정말 재미있고 또 너무 와닿는다.

이처럼 우리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즐거움을 주셨던

금아 피천득 선생님.

붉은 티를 직접 입으시고 저리 해맑게 웃으시며 즐거워 하시던 모습처럼

2010년 월드컵도 모든 국민에게 웃음을 주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금아 피천득 선생님은 올해 탄생 100주년과 함께 3주기도 맞는다.

오늘은 잠실 롯데월드 피천득 기념관에서 '피천득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 좌담회'가 있다.

 

햇살 좋은 5월의 봄날,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이 다 가기전에 피천득 선생님을 만나러

나들이 떠나야겠다.

 

 

 

출처 : 월간<샘터>.샘터 책.샘터 갤러리
글쓴이 : 샘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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