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쓸쓸한 세상 - 도종환

moon향 2014. 1. 4. 21:19

                          

 

     쓸쓸한 세상 - 도종환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