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 백 석 & 형 도

연자간 - 백석

moon향 2014. 3. 16. 18:21

 

연자간

 

 

                                      - 백석

 

 

달빛도 거지도 도적개도 모다 즐겁다

풍구재도 얼럭소도 쇠드랑볕도 모다 즐겁다

 

도적괭이 새끼락이 나고

살진 쪽제비 트는 기지개 길고

 

홰냥닭은 알을 낳고 소리치고

강아지는 겨를 먹고 오줌 싸고

 

개들은 게모이고 쌈지거리하고

놓여난 도야지 둥구재벼오고

 

송아지 잘도 놀고

까치 보해 짖고

 

신영길 말이 울고 가고

장돌림 당나귀도 울고 가고

 

대들보 우에 베틀도 채일도 또리개도 모도들 편안하니

구석구석 후치도 보십도 소시랑도 모도들 편안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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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개 도둑개

풍구재 '풍구'(곡물에 섞인 쭉정이, 겨, 먼지 따위를 날려서 제거하는 농기구)의 평북 방언

얼럭소 얼룩소

 

쇠드랑볕 쇠스랑볕. 쇠스랑 모양의 창살 사이로 들어온 햇빛.

홰냥닭 홰에 올라앉은 닭.

 

게모이고 개들이 침을 흘리며 정신없이 모여드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평북 방언에서 '게게'는 '무엇에 정신이 팔리거나 단정치 못한 얼굴로 입을 맥없이 벌리고 침을 흘리는 모양'을 일컫는다.

 

둥구재벼오고 두멍잡혀오고. '둥구'는 '두멍(물을 많이 담아두고 쓰는 큰 가마나 독)의 평북 방언.

                     곧 '둥구재벼오고' 는 물동이를 안은 것처럼 돼지가 들려오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보해 뽀해. 뽀보해. '뽀해' '뽀보해' 는 '뻔질나게' 의 평북 방언.

 

신영 친영 (親迎). 신랑이 신부의 집에 가서 신부를 직접 맞이하는 의식. 평안북도에서는 신랑이 장가드는 날에   말이나 소에 예장을 싣고 신부의 집으로 가기도 한다. 

 

장돌림 여러 장으로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장수

채일 차일.

토리개 '씨아'(목화의 씨를 빼는 기구) 의 평북 방언.

후치 '극젱이' 의 방언(평북, 함남, 경남, 강원). 땅을 가는 데 쓰는 농기구. 쟁기와 비슷하나 쟁깃술이 곧게 내려가고 보습 끝이 무디다.     

보십 보습.

소시랑 쇠스랑.

 

True Blue - Wang Sheng 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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