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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주머니 - 정재분

moon향 2014. 5. 3. 17:01

  이야기 주머니

 

  ㅡ 정재분(1954~)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람이
  자꾸만 따라 온다
  금낭화 주머니에서
  옛 이야기 흘러나오면
  바람도 풀잎도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한 자루씩 한 자루씩
  금낭화 주머니에서
  솔솔 굴러 나오는
  아침 햇살 같은 이야기
  말 많은 참새들도
  그때만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인다
  옛날에....
  옛날에....
  그때마다
  금낭화 주머니가
  하나씩 벌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