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랫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그리운 ‘강변’…소박한 행복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이상향’
김소월 시인은 ‘진달래꽃’ 등 민족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향토성 짙은 민요조의 서정시를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김소월 시인이 쓴 시는 노래로 작곡된 작품들이 많습니다. ‘엄마야 누나야’도 그 중 한 편입니다. 여러분도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많이 불러보았지요? 이 글을 쓰기 전에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여러 번 들었답니다. 시를 여러 방법으로 감상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지요.
시적화자는 어린 남자 아이입니다. 남자 아이가 엄마와 누나에게 함께 ‘강변 살자’고 합니다.(반복해서 들으니까 마치 엄마와 누나를 애절하게 부르며 호소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세 식구가 살 아주 작은 초가라서 울타리도 대문도 없고, 모래밭이 뜰이지요. 금빛 반짝이는 모래 뜰에서 엄마와 누나가 나란히 앉아 강을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뒷문 밖에서 바람에 떨어지는 갈잎 소리가 우수수 들려옵니다. 그때 엄마와 누나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이 시에서 ‘강변’은 누구나 가보고 싶은 그리운 그곳을 가리키지요. 가난하지만 소박한 행복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이상향’이라고 해도 좋아요. 그러나 현실에서 강변은 어떤 곳일까요? 찾아오는 사람 없는 매우 외롭고 외진 곳이지요. 그럼에도 ‘강변 살자’고 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또 아버지와 형은 왜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요? 이 점,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시가 발표된 1922년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온 민족이 핍박받던 시기였지요. 혹시, 일제의 탄압이 없는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시를 읽다보면 어느새 슬픔은 차분히 가라앉고, 강변의 작은 초가집 풍경만 그림처럼 마음에 남습니다. 시가 가진 아름다움은 슬픔도 아픔도 너끈히 이겨 내게 하는 힘이 있나 봅니다. (전병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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