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으리 - 파블로 네루다
예를 들면
밤은 별이 많다, 별들은 파랗게 떨고 있다
멀리서, 파랗게 라고 쓸까?
밤하늘은 하늘에서 돌며 노래하는데
나는 이 밤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으리
난 그녀를 사랑했었지, 때로 그녀도 나를 사랑했었어
오늘 같은 밤이면 그녀는 내 품에 있었지
끝없는 하늘 아래서 난 몇 번이고 그녀에게 입맞추었지
그녀는 나를 사랑했었지, 때로 나도 그녀를 사랑했었어
그녀의 그 커다랗게 응시하는 눈망울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으리
이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으리 문득 그녀가 없다는 생각, 문득 그녀를 잃었다는 느낌, 황량한 밤을 들으며, 그녀 없이 더욱 황량한 밤, 풀잎에 이슬이 지듯 시구 하나 영혼에 떨어진다 무슨 상관이랴.. 내 사랑이 그녀를 붙잡아 두지 못한 걸! 밤은 별이 많고 그리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그게 전부다
멀리서 누군가 노래한다,멀리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어버린 것만으로 가만 있지 못하는가
그녀를 더위잡으려는 듯이 내 눈길이 그녀를 찾는다
내 마음이 그녀를 찾는다, 그러나 그녀는 내 곁에 없다
이 많은 나무들을 하얗게 깨어나게 하던 그 밤
그 똑같은 밤
우리는, 그 때의 우리는 이제 똑같은 우리가 아니다
이제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사실이지
하지만, 참 사랑했었지
내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이를 바람을 찾곤 했었지
남의 사람이 되었겠지,남의 여자..
내 입맞춤의 이전처럼
그 목소리, 그 맑은 몸매, 그 끝없는 눈길
이제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 사실이야 하지만, 참 사랑했었지 사랑은 그토록 짧은데 망각은 이토록 길담.. 오늘 같은 밤에는 그녀가 내 품에 있기 때문이야 내 마음이 그녀를 잃어버린 것만으로 가만 있지 않기 때문이야 비록 이것이 그녀가 주는 마지막 고통이라 할지라도, 이것이 그녀에게 바치는 마지막 詩라고 할지라도.. - 파블로 네루다(1904. 7. 12 ~ 1973. 9. 23.) 칠레의 시인, 외교관, 마르크스주의자/ 본명 : Neftalí Ricardo Reyes Basoal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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