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종이배 - 타고르

moon향 2014. 8. 21. 12:22

종이배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날마다 나는 냇물에 종이배를 하나씩 띄워 보내요.

종이배에다 까만 글씨로 큼직하게 내 이름과

내가 사는 마을 이름을 적어 넣지요.

어느 낯선 곳에 사는 누군가 종이배를 보고는

내가 누군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내 작은 종이배에 꽃밭에서 꺾은 슐리꽃을 실어요.

그러곤 이 새벽의 꽃이 밤의 나라에 잘 도착하기를 빌지요.

종이배를 띄우고 나서 하늘을 쳐다보면

흰 돛을 달고 가는 조각구름들이 보여요.

어쩌면 하늘에 사는 친구가 내 종이배와 경주를 하려고

조각구름 배를 공중에 띄우는지도 몰라요.

밤이 오면 나는 두 팔에 얼굴을 가만히 묻고

내 작은 종이배가 한밤의 별들 아래로

끝없이 끝없이 떠가는 꿈을 꾸어요.

잠의 요정들이 노를 젓는 종이배에는

꿈을 가득 담은 바구니들이 실려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