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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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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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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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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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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啐啄)
- 이정록
어미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뜬다
한 번에 깨지는
알 껍질이 있겠는가
밤하늘엔
나를 꺼내려는 어미의
빗나간 부리질이 있다
반짝, 먼 나라의 별빛이
젖은 내 눈을 친다
-『제비꽃 여인숙』(민음사, 2001)
이정록 시인은 1964년 충남 홍성 출신으로 공주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습니다. 대표 시집 『의자』(2006)와 『정말』(2010) 사이에 동시집 『콧구멍만 바쁘다』(2009)를 출간했어요. 김수영 문학상, 김달진 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시력을 가진 그의 아동문학은 문단에서 주목을 많이 받았죠. 시와 동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향이 좋아요. 이번 가을에 발표한『 대단한 단추』(2015)는 출판사에서 수많은 반려를 받은 작품이라는데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청탁보다 응모를 통한 오랜 습작기 덕분에 슬럼프에 강하다는 그의 내공을 접하고 싶고 더 알고 싶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는 <벽암록>에 나오는 고사성어입니다. ‘줄(啐)’은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 안쪽을 부리로 쪼아 떠드는 것을 말하고, ‘탁(啄)’은 소리를 들은 어미 닭이 밖에서 껍질을 쪼아 깨뜨리는 거랍니다. 껍질 안팎으로 병아리와 어미 닭의 쪼는 행동이 동시에 일어날 때 생명이 탄생할 테고요, 사제지간을 비유하기도 합니다. '한 번에 깨지는 알 껍질이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물질이든 마음이든 줄탁 각도가 어긋나면 길 통하기 힘들겠지요. 누군가의 그리고 내 '빗나간 부리질'도 많았겠잖아요? 시 한 편을 위해서도 수많은 부리질을 했을 시인의 시심에 찬사를 보내며 '의자' 하나 조용히 놓고 나갑니다. - moon향 올림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의자』(문학과지성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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