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 신형건 발톱 - 신형건 아주 느릿느릿 지나가는 시간이 여기 있었구나. 내가 까맣게 잊고 있는 사이 뭉그적뭉그적거리던 나의 게으른 시간들이 길어진 발톱 속에 집을 짓고 꾸역꾸역 까만 때로 모여 있었구나. 고린내를 풍기며 드렁드렁 코를 골고 있었구나, 하얀 비누 거품에 세수하고도 개어나..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7.03
묏비나리 - 백기완 묏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 백기완 맨 첫발 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없는 춤꾼이라고 해도 중심이 안 잡히나니 그 한발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아니 그 한발띠기로 언땅을 들어올리고 또 한발띠기로 맨바닥을 들어올려 저 살인마의 틀거..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5.16
푸른 오월 - 노천명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입이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 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5.10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 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5.07
문병란 시 모음 인연 서설 -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5.06
콩알 하나 - 김준태 콩알 하나 - 김준태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 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5.04
어떤 결심 - 이해인 어떤 결심 - 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4.25
[스크랩] 바둑에 관한 시 바둑의 어떤 매력이 고려 사람들을 끌어당긴 것일까? 고려 말 대유학자 이색(李穡·1328~1396년)은 바둑에 관해 이런 시를 남겼다.들판의 불길과 봄 샘물, 그 형세 절로 같아라(野火春泉勢自)강자는 삼키고 약자는 뱉어라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强呑弱吐定誰)정녕 한 수 한 수 두기가 쉽지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3.27
귀천 - 천상병 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3.09
날마다 어머니는 - 김필영 날마다 어머니는 - 김필영 날마다 어머니는 새벽을 깨워 별을 걷어와 수틀에 담고 계셨다. 먼저, 장남인 아들의 별을 담으시고 큰딸 둘째딸 그리고 막내딸 동맥을 따라 푸르게 튀는 수틀 속을 온통 별밭으로 꾸며 놓으시고 뒤돌아 봐가며 살 일이라고 나 태어나던 갑오년 껄끄럽게 넘어오..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