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는 티비 드라마 '몽실이'의 원작
『몽실 언니』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님은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셨어요. 해방 직후 한국에 돌아왔으나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청소부였던 아버지가 가져온 헌 책으로 독서에 재미를 붙였는데 19세에 폐결핵에 걸린 나머지 자신의 병이 동생 결혼에 방해될까 봐 떠돌이 생활을 했대요ㅠㅠ
동화 ↓『강아지 똥』에 자세한 소개가 있습니다.
(http://blog.daum.net/yjmoonshot/4514)
경상도에서 수년 동안 그가 발품을 팔아
모아 적거나 녹음한 구전동요들이 실린
『깐치야 깐치야』를 처음엔 동시집인 줄 알았네요^^::
한 장 한 장 읽어 보니 모르는 전래동요가 많군요.
경상도 어린이들은 이해하기 더 쉬울라나요?
컴퓨터 앞 제 블로그 창에서 찰칵^^
안상학 시인의 기나긴 머릿말을 요약했습니다.
권정생 선생이 시와 동화를 쓰다가 소설로 영역을 넓힌 시점은 1970년대 중반 무렵이다. 첫 번째 작품은 <꽃님과 아기양들>인데, 일본에서 살 때 겪었던 태평양전쟁 속의 이야기다. 이후로는 한국전쟁을 주로 다루었는데 <초가집이 있던마을>, <몽실 언니>, <점득이네> 순으로 전쟁 통에 아이들이 겪은 이야기다. 여기까지는 소년소설이다. 1998년 출간한 본격 소설인 <한티재 하늘>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어두운 시대의 격랑 속에 가랑잎처럼 떠돌던 사람들을 그렸다. 소설을 쓰기 위해 그가 살던 안동 조탑리는 물론이고 외가가 있던 평팔, 아버지의 고향인 명진, 일본에서 귀국해서 살았던 청송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여러 지역에서 삶의 곡절만 들은 것이 아니라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와 민요, 구전동요까지 두루 채록했다. 하지만 그가 초라한 행색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골골살살 누비며 채록한 구전동요를 통째로 잃어버렸다. 권 선생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로는, "구전동요를 채록해 놓은 원고 뭉치를 출판하겠다고 어떤 출판사에서 가져갔는데 여태 소식이 없네. 어느 출판산지, 누군지......" 선생의 타계 이후, 책으로 묶이지 않던 원고를 찾던 중에 구전동요의 일부를 만났다. 책에 담기에는 분량이 모자랐지만, 그가 소설과 산문에 인용한 것이 있어 가까스로 분량을 채워 <깐치야 깐치야> 책의 꼴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선생은 구전동요를 좋은 동화에 비유하면서, "지금이라도 뒷산 숲 속에 새들이 날아오고 앞 냇물이 맑아져서 온갖 물고기들이 와서 살았으면 한다. 시냇가엔 갖가지 풀꽃이 피고, 아이들이 물장난 소꿉장난을 하면서 자랐으면 한다. 그런 일은 지금이라도 우리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책으로 선생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가물치 콧구멍 속으로 사라진 원고 뭉치에 대한 아쉬움을 달랜다.
'가물치 콧구멍'? 물고기에게 코가 있단 말인가요?
네, 어디 붙었는지 모를 정도로 작다고 합니다......
'가물치 콧구멍'이란 말은 영동지방에서
'한 번 간 뒤로 통 소식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고 합니다.
선생님 원고 뭉치 갖고 튄 출판사는 어딜까요? 정말 나쁘죠ㅠㅠ
구전동요를 엮으려던 바람을 당시에는 못 이루고
작년에야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에서 동요집을 엮게 되었답니다.
깐치야 깐치야 는 아이들 눈에 티끌이 들어갔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부르는 노래입니다.
깐치 : 까치
웅굴 : 우물
졸뱅이 : 조리
뜰뱅이 : 두레박
세상 달강 은 잠에서 깬 아기를 다시 재울 때 부르는 노래입니다.
살강 : 시렁
부섴 : 아궁이
.
다리 세기 (1)(2)(3) 은 아이들이 여럿이 마주 보고 앉아
다리를 쭉 뻗어 맞물리게 한 다음, 다리를 세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다른 노래 부른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ㅠㅠ)
햐, 이거 참!^^
제일 먼저 만들어 부른 아이가 너무 궁금해요!
'고모네 집에 갔더니 콩죽 갱죽 먹다가 치우는 걸 알고는
나중에 우리 집에 복숭아 열면 하나라도 줄지 아느냐고
줄까 줄까 봐 보라고^^^^'
『깐치야 깐치야』 - 권정생 엮음, 실천문학사 펴냄
시골 교회 종지기로 생활하며
평생을 병마와 싸우면서도,
밤새도록 물만 만드는 우물처럼,
어린이를 위해 좋은 시와 동화를 쓰신 선생님!
본인은 작은 흙집에 강아지와 둘이서 살면서
많은 인세와 10억이 넘는 재산 전부를
어린이들에게 써달라고 유언하신 분......
우물 - 권정생
골목길에 우물이
혼자 있다
엄마가 퍼 간다
할매가 퍼 간다
순이가 퍼 간다
돌이가 퍼 간다
우물은 혼자서
물만 만든다
엄마도 모르게
할매도 모르게
순이도 못 보게
돌이도 못 보게
우물은 밤새도록
물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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