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moon향 읽음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이다. 1958년 오사카 태생으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덴소사’라는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985년 <방과 후>를 시작으로 소설을 썼다. <비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가졌다. 데뷔 이후 20년이 넘는 창작 활동에도 사생활을 밝히지 않는 작가이며, 현재 도쿄 중심가의 한 맨션에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밤 11시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혼자또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고 하는데, 그것을 ‘술시’라고 부른단다. 사연인즉 시계수리공이었던 부친이 일을 끝내고는 “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냈다!”라면서 술을 즐기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배경은 30여 년간 비어있던 교외의 한 잡화점.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던 삼인조 좀도둑이 '나미야 잡화점'으로 숨어든다. 난데없이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나미야 잡화점 주인' 앞으로 온 편지는 고민을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담고 있다. 처음에 도둑들은 이 편지가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의심하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들 나름대로의 성실한 답장을 한다. 이상한 편지는 답장에 답장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다양한 상담 내용이 옴니버스 구성으로 진행된다. 나미야 잡화점은 ‘나야미(고민)’을 척척 해결해주는 잡화점으로 유명했다. 나미야 할아버지는 이미 타계하신 분이지만, 그의 33번째 기일을 기념하여 단 하룻밤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창구가 부활하는데.
‘달 토끼‘라는 별명을 가진 운동선수의 로맨스 상담, ’생선 가게 뮤지션‘의 진로 상담, 고스케가 휴게소에서 부모님을 떠나 도망가면서 했던 생각, 하루미가 순박한 도둑 청년 3명 때문에 테이프에 묶여서 얻은 깨달음 하나하나부터 백지 편지에도 진지한 답장을 하던 나미야 할아버지의 순전함처럼, 답장을 받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빛, 어쩌면 상담의 답을 미리 알고 있었던 이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정답들이 펼쳐진다. ’백 점짜리 꼬마‘의 감사 편지를 받기도 한다.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아동보호시설인 ‘환광원’인데, 마지막에는 사건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우연처럼 짜여진 이 관계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이 더하는 것 같다. 이 작은 잡화점에서 생긴 기적이 우리 사회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는 순수한 경청이 필요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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