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 김형영
성 프란치스코와 새는
무슨 말로 대화했을까
H가 묻기에
그야 영적 대화겠지요
무심코 대답했더니
옆자리에서 K가
그걸 영적 교감이라는 거여
단숨에 고친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들은
의미가 깊어도
영적 교감은 아니다.
새가 무슨 말을 하는지
꽃은 왜 웃다 말다 하는지
바위는 정녕 침묵만 하는지
알아듣지 못한다.
(나비라면 알까?)
영혼이 오가는 순간을
어찌 귀와 입으로 붙잡겠는가.
눈도 아니다.
마음도 아니다.
생각도 아니다.
나 없는 내가 되어
가슴으로 듣는 말,
사랑의 숨결이다.
—《문학과사회》2013년 겨울호
김형영 / 1966년 《문학춘추》등단.
시집『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새벽달처럼』『낮은 수평선』『나무 안에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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