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친구에게 빌린 이미지.
귀뚜라미
나희덕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 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을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 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나희덕의 詩에 안치환이 곡을 붙여 노래한 '귀뚜라미'가 들린다.
귀뚜라미가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 소리는
오늘밤에 누구의 마음을 찾아갔을까?
두드리고 울리고 뒤척이고♪♬ 두드리고 울리고 뒤척이고♪♬
윤동주 시인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발표한 '귀뚜라미'를 읽으면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고,
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고,
귀뚜라미와 나와 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고......귀뜰귀뜰 귀뜰귀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