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고....♡/문 화 계 소 식

김현승(金顯承)

moon향 2013. 9. 23. 09:45

 

김현승(金顯承)

 

 

 

김현승(金顯承. 1913~1975)은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목사인 부친이 평양으로 전근하게 되자 그곳에서 성장하여 평양숭실중학을 졸업하고,

1937년 숭실전문학교 문과를 나왔다.

1951년부터 전남 광주 조선대. 전북대 등의 강사를 거쳐, 숭실대 문리대 교수로 재직 중

1975년 4월 11일 채플시간에 기도하던 중 선종(善終)했다.

김현승은 청교도 정신으로 세상을 보는 맑고 정결한 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시인으로,

특히 가을을 노래한 시편이 많으며 평생 커피를 사랑했다.

김현승은 숭실전문학교 재학 때 양주동 교수의 소개로 시 두 편이 동아일보에 발표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의 시는 대략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초기 시와 두 번째 단계의 시에서 김기림류의 모더니즘적 요소를 내포하여 그가 택한 이미지는 투명한 서술적이미지였다.

시집 『견고한 고독』을 분기점으로 세 번째 단계에 와서는

초기의 투명한 이미지에 의한 신앙고백적인 태도가 고독의 세계에로 침잠되었음을 보여 준다.

그의 시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이다.

이 모든 그의 정신과 시의 비밀을 밝히는 요소로 핵심이 산문집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에 담겨 있다.

 

 

 

: 작품 읽기 :

 

 

「창」

 

창을 사랑하는 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 좋다.

 

창을 잃으면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잃고,

 

명랑은 우리에게

오늘의 뉴우스다.

 

창을 닦는 시간은

또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시간

별들은 12월의 머나먼 타국이라고...

 

창을 맑고 깨끗이 지킴으로

눈들을 착하게 뜨는 버릇을 기르고,

 

맑은 눈은 우리들

내일을 기다리는

빛나는 마음이게...

 

 

「눈물」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나의 머리위로 산까마귀 울음을 호올로

날려 주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저 부리 고운 새새끼들과,

창공에 성실하던 그의 어미 그의 잎사귀들도,

나의 발부리에 떨어져 바람부는 날을

가랑잎이 되게 하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나의 육체는 이미 저물었나이다!

사라지는 먼 뎃 종소리를 듣게 하소서,

마지막 남은 빛을 공중에 흩으시고

어둠 속에 나의 귀를 눈뜨게 하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빛은 죽고 밤이 되었나이다!

당신께서 내게 남기신 이 모진 두 팔의 형상을 벌려,

바람 속에 그러나 바람속에 나의 나의 간곡한 포옹을

두루 찾게 하소서.

 

 

 

「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촌 예배당」

 

 

 

깊은 산골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와 함께

나와 나의 벗들의 마음은

가난합니다

주여 여기 함께 하소서

 

밀방아가 끝나는 달뜨는 수요일 밤

육송으로 다듬은 당신의 단 앞에

기름불을 밝히나이다

주여 여기 임하소서

 

여기 산 기슭에

잔디는 푸르고

새소리 아름답도소이다

주여 당신의 장막을 예다 펴리이까

나사렛의 주여

우리와 함께 여기 계시옵소서

 

 

( 출처 : 활짝 웃는 독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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