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고....♡/문 화 계 소 식

유치환(柳致環)

moon향 2013. 9. 24. 23:27

 

유치환(柳致環)

 

호:청마(靑馬)

 

 

한국 근대문학사의 거목으로 꼽히는 시인으로,

 1908년 음력 7월 14일 경남 거제시 둔덕면에서 8남매 중 차남으로 출생했다.

극작가 동랑 유치진이 청마의 맏형이다.

동래보통학교와 일본 부장중학교를 거쳐 1927년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진학하였으나,

1928년 학교를 중퇴하고 그해 10월, 11세부터 알고 지내던 권재순과 결혼한다.

1930년 <문예월간>에 「정적」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한 후, 1939년에 첫 시집인 『청마시초』를 출간하였다.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허무와 낭만의 절규' '깃발'을 비롯한 53편의 초기의 시를 『청마시초』에 담았으며

1940년에는 일제의 압제를 피하여 만주로 이주,

그곳에서의 각박한 체험을 읊은 시 《수(首)》 《절도(絶島)》 등을 계속 발표하였다.

 

이 무렵의 작품들을 수록한 것이 제2시집 《생명의 서(書)》이다.

 8·15광복 후에는 고향에 돌아와서 교편을 잡는 한편 시작을 계속,

1948년 제3시집 《울릉도》, 1949년 제4시집 《청령일기》를 간행하였고,

6·25전쟁 때는 종군문인으로 참가하여 당시의 체험을 《보병과 더불어》라는 종군시집으로 펴냈다.

그 후에도 계속 교육과 시작을 병행, 중·고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통산 14권에 이르는 시집과 수상록을 간행한 바 있다.

 그의 시는 도도하고 웅혼하며 격조 높은 시심(詩心)을 거침 없이 읊은 데에 특징이 있는데,

이는 자칫 생경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어떤 기교보다도 더 절실한 감동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이후 교직에 몸담으며 40여 년 간의 열정적인 시작활동을 통해 총 14권에 달하는 시집과 수상록을 출간했다.

1947년 한국청년문학가협회 제1회 시인상을 비롯하여

서울특별시 문화상, 아시아재단 자유문화상, 제7회 대한민국 예술원상, 부산시문화상 등을 수상하였다.

1967년 부산남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60세에 생을 마감했다.

문단의 거목 청마가 영면에 잠긴지 40년이 넘었지만 생명력 넘치는 그의 시는 여전히 살아 뜨겁게 숨쉬고 있다.

 

 

:작품 읽기 :

 

 

「바위」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린에 물들지 않고

희노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깃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이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느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봇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곷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

 

 

 

「생명이 서 1장」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번 뜬 백일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그리움」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 출처 ; 활짝 웃는 독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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