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단풍을 보다가 - 임문혁

moon향 2015. 11. 10. 08:55

단풍을 보다가 - 임문혁

 

설악산 한계령을 넘다가

입을 벌리고 단풍을 본다.

바람은,

어떤 기막힌 영혼을 품었기에

푸른 산허리에 닿아

저렇게 흐드러지게 꿈이 풀리고

줄에 닿으면 소리가 되고

물에서는 은빛 춤이 되는가

나는 도대체

얼마큼 맑고 고운 영혼을 풀어야

그대 가슴을 만나

단풍처럼 피어날까

언제쯤이나 언제쯤이나 나의 아픔은

그대의 마음 줄을 울리는 소리가 되고

은빛 춤이 될까

저렇게 기막힌 영혼이 될 수 있을까

 
임문혁 시인은 1949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교사, 교감, 교장, 장학사로
교육계에만 40년 봉직해온 교육학 박사라고 합니다. 시집 <낯선 별에서>가 있어요. 
 미세먼지가 괴롭히고 구름이 잿빛 인상을 써도 단풍은 불평하지 않고 빨갛게 물들었군요. 
이번 가을에는 파란 하늘 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흐린 하늘에게 편지를 쓰지는 못했지만요.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5일째 비가 오니까 보송보송 말릴 수 없는 빨랫감들은 차치하고라도
마음에까지 구름과 뿌연 안개가 가득하네요. 맑은 영혼으로 춤을 출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요?
Shall we dance? - moon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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