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별국 - 공광규

moon향 2014. 1. 7. 21:32

 

  별국

 

 

                   - 공광규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
  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
  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치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 시집『소주병』(실천문학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