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스크랩] 냉이 /전북매일신문 주간연재(3)

moon향 2014. 4. 16. 10:27

 

냉이  / 조선의

 

 

서둘러 갈 것 없다는 듯

한자리에 모인 흰나비의 몸짓, 그 아우성

무릎을 꿇고 너를 본다

이 사소한 영광에도 환하게 웃어주던 어머니처럼

따뜻한 눈물로 피는 꽃

맨 처음 계절의 상처가 이토록 흰빛이었던가

야단도 하얗구나

통곡도 하얗구나

발돋움하여도 하늘까지는 아직 멀어

대지의 너른 품에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 이 말을 써 놓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스크럼 짜는 흰나비들

다 갖지 못한 사람끼리

섧도록 모여 사는

외딴 우주의 고독처럼,

 

*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 : 꽃말

출처 : 문학의 쉼터 하늘우물
글쓴이 : 文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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