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 조선의
서둘러 갈 것 없다는 듯
한자리에 모인 흰나비의 몸짓, 그 아우성
무릎을 꿇고 너를 본다
이 사소한 영광에도 환하게 웃어주던 어머니처럼
따뜻한 눈물로 피는 꽃
맨 처음 계절의 상처가 이토록 흰빛이었던가
야단도 하얗구나
통곡도 하얗구나
발돋움하여도 하늘까지는 아직 멀어
대지의 너른 품에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 이 말을 써 놓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스크럼 짜는 흰나비들
다 갖지 못한 사람끼리
섧도록 모여 사는
외딴 우주의 고독처럼,
*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 : 꽃말
출처 : 문학의 쉼터 하늘우물
글쓴이 : 文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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