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대하여
- 복효근
해가 산에서 마악 솟을 무렵
구름 한 자락 살짝 가리는 것 보았니?
깜깜한 방에 갑자기 불을 켤 때
엄마가 잠시 아이의 눈을 가렸다가 천천히 떼어주듯
잠에서 덜 깬 것들, 눈이 여린 것들
눈이 상할까봐
조금씩 조금씩 눈을 열어주는 구름 어머니의 따뜻한 손
그렇게는 또
내 눈을 살짝 가리는 구름처럼
이 슬픔은
어느 따스운 어머니의 손인가
- 시집『마늘촛불』(애지, 2009)
'詩 詩 詩.....♡ > 떠 오 르 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가 - 문병란 (0) | 2015.01.26 |
---|---|
뿌리에게 - 나희덕 (0) | 2015.01.18 |
나는 이렇게 망했다 - 최금진 (0) | 2014.12.29 |
포클레인 - 최금진 (0) | 2014.12.29 |
스침에 대하여 - 송수권 (0) | 2014.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