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초극세사 - 복효근

moon향 2014. 9. 17. 12:39

 

 

  초극세사

 

             

                      - 복효근


  혼자서 때를 미는 나에게
  아들만큼이나 장한 게 초극세사 때밀이 타올이다
  비누를 바르고 초극세사로 밀면
  시원하다
  거기까진 좋은데
  힘 조절에 실패하여 번번히
  살갗을 벗기고 만다
  거친 이태리타올 같으면 살살 문질러보지만
  극세사 부드러움에 속아 내가 내 살갗을 벗긴다
  덕분에 살갗의 때만 벗기는 것이 아니라
  내 어리석음과 부적절한 힘의 사용을
  뉘우치기도 하는 것이어서
  쓰라리게 정말 쓰라리게
  속에 쌓인 때도 조금은 벗겨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초극세사 타올로 때를 밀며
  세사에 초극하는 법이라도 익혔으면 하는
  택도 없는 생각도 해보긴 해보는 것이다

 

 

 

                         Wayfaring Stranger by The Broken Circle Breakdown Bluegrass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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