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
- 복효근
가시로 몸을 두른 채
귤이나 오렌지를 꿈꾼 적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밖을 향해 겨눈 칼만큼이나
늘 칼끝은 또 스스로를 향해 있어서
제 가시에 찔리고 할퀸 상처투성이다
탱자를 익혀온 것은
자해 아니면 고행의 시간이어서
썩어 문드러질 살보다는
사리 같은 씨알뿐
탱자는,
그 향기는 제 상처로 말 걸어온다
- 2001년 가을에 지리산 아래에서,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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