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고등어
- 김완수
‘맛 좋고 싱싱한 안동 간고등어가 왔어요.’
불시의 택배처럼 동네를 찾은 소리가
내 아픈 유년 시절을 살 바르듯 헤집는다
행여 골목 어귀에서 생선 굽는 냄새 나면
난 이르듯 조르르 어머니에게로 갔고
어머닌 낡은 지갑만 만지고 또 만지셨다
내 유년의 고등어는 유난히 짭조름했다
어머니의 지갑이 더디 열렸을 뿐인데
가난은 소금버캐를 씹듯 짜디짰었다
고등어를 하시면 잘 뒤집으셨던 어머니
어쩌면 내 어머닌 간이 배인 설움으로
비린내 나는 현실을 감추셨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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