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간고등어 - 김완수

moon향 2014. 10. 9. 20:17

 

 

 

  간고등어 



                        - 김완수



 ‘맛 좋고 싱싱한 안동 간고등어가 왔어요.’
 불시의 택배처럼 동네를 찾은 소리가
 내 아픈 유년 시절을 살 바르듯 헤집는다

 행여 골목 어귀에서 생선 굽는 냄새 나면
 난 이르듯 조르르 어머니에게로 갔고
 어머닌 낡은 지갑만 만지고 또 만지셨다

 내 유년의 고등어는 유난히 짭조름했다
 어머니의 지갑이 더디 열렸을 뿐인데
 가난은 소금버캐를 씹듯 짜디짰었다

 고등어를 하시면 잘 뒤집으셨던 어머니
 어쩌면 내 어머닌 간이 배인 설움으로
 비린내 나는 현실을 감추셨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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