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네
- 송찬호
외로운 홀몸 그 종지기가 죽고
종탑만 남아 있는 골짜기를 지나
마지막 종소리를
이렇게 보자기에 싸 왔어요
그게 장엄한 사원의 종소리라면
의젓하게 가마에
태워 오지 그러느냐
혹, 어느 잔혹한 전쟁처럼
코만 베어 온 것 아니냐
머리만 떼어 온 것 아니냐,
이리 투정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긴긴 오뉴월 한낮
마지막 벙그는 종소리를
당신께 보여 주려고,
꽃모서리까지 환하게
펼쳐 놓는 모란 보자기
계간 『시작』 2014년 봄호 발표
송찬호 시인
1959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 경북대 독문과 졸업.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금호강〉, 〈변비〉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10년 동안의 빈 의자』(문학과지성사, 1994), 『붉은 눈, 동백』(문학과지성사, 2000),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민음사, 2000) 등이 있음. 2000년 제13회 동서문학상과 김수영문학상, 2008년 제8회 미당문학상 수상.
- 네이버 웹진 시인광장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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