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해질녘 - 채호기

moon향 2018. 7. 2. 00:15

해질녘

 


 

따뜻하게 구워진 공기의 색깔들

멋지게 이륙하는 저녁의 시선


빌딩 창문에 불시착한

구름의 표정들


발갛게 부어오른 암술과

꽃잎처럼 벙그러지는 하늘


태양이 한 마리 곤충처럼 밝게 뒹구는

해질녘, 세상은 한 송이 꽃의 내부

 

 

 

 

(사진 : 광화문 교보문고, 경음악 : Waiting For You / Ernesto Cortazar)


 

'해질녘' 마지막 연이

광화문 교보문고 여름 문안으로 결정되었다길래,

어느 시집에서 나왔을까 찾아 보았다.

우리 집에 있는 채호기 시집은 <슬픈 게이>인데

이와 약간 비슷한 풍의 '저녁'이란 시만 있었다.

혹시나 하고 <지독한 사랑>을 주문했다.

알고 보니 <수련>이라는 시집에 수록되었다고 한다.

그냥 도서관에 가서 빌려 봐야겠다.

채호기 시인 이름은 무슨 뜻일까 호기심이 생긴다^^

 

 

태양이 한 마리 곤충처럼 밝게 뒹구는

해질녘, 세상은 한 송이 꽃의 내부

 

 

시인은 해당 연을 2행으로 썼는데,

교보문고에서는 3행으로 늘려놓았다!

어느 시인은 '해질녘, 세상은 한 송이 꽃의 내부'가 좋다고 하지만

나는 '태양이 한 마리 곤충처럼 밝게 뒹구는'이 더 맘에 든다.

집에 가기 싫은, 더 놀고 싶은 노을이 떠오른다.

 

아...... 칠월이구나. 여름이닷!

오랜만에 들어와서도

친구님들 블로그 글을 다 읽지도 못한 채

시 한 편 올리고 꿈나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