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동 시 ♬ 좋 아

뻥튀기 - 윤삼현

moon향 2015. 6. 17. 08:58

 

 

뻥튀기 - 윤삼현(1982년 광주일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뻥-

뻥-

뻥튀기 소리로 마을이 끓는다

 

공회당 앞마당

까맣게 탄 뻥튀기 한 대

숨 모아 된 소리 터뜨려

덥적덥적

아이들 몰고 온다

 

뻥-

와르르-

 

할아버지 거친 손이

돌리는 주름살 세월

주름살 세월 팽팽하게 당겨

퉁겨낼 때마다

한 됫박 강냉이

하얀 입맛으로 피어나

곱절로

곱절로

마을을 채워준다

 

아이들 빈 손에

가득히 핀 튀밥꽃

 

삐그덕 삐그덕

낡은 뻥튀기 연달아 뜸 들여

와르르-

 

여름날 종일

때죽꽃 같은 인심을

풀풀

피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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