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물 속은 어디나
문이다
말간 물의 문
물의 문은 늘 닫혀 있지
말갛게 말갛게 보이지만
함부로 열지 못하지
열었다 하면 금방 닫히는
물의 문들
물고기가 가장 잘 여닫지
머리로 꼬리로 지느러미로
또 온몸으로
물의 문을 쉽게 여닫지
물고기는 열쇠지
그래서 물 속 집을 차지하고 살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열쇠.
봐, 커다란 군함
조그만 소금쟁이는
열쇠가 없어
물 위에서만 살잖아.
<열린 아동문학> 2015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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