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작은 별 아래서 - 심보르스카

moon향 2016. 8. 10. 17:43

 


작은 별 아래서 - 심보르스카

 

 

우연이여, 너를 필연이라 명명한 데 대해 사과하노라.

필연이여, 혹시라도 내가 뭔가를 혼동했다면 사과하노라.

행운이여, 내가 그대를 당연한 권리처럼 받아들여도 너무 노여워말라.

시간이여, 매순간 세상의 수많은 사물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 데 대해 뉘우치노라.

지나간 옛 사랑이여, 새로운 사랑을 첫사랑으로 착각한 점 뉘우치노라.

먼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이여, 태연하게 집으로 꽃을 사 들고 가는 나를 부디 용서하라.

벌어진 상처여, 손가락으로 쑤셔서 고통을 확인하는 나를 제발 용서하라.

지옥의 변방에서 비명을 지르는 이들이여, 이렇게 한가하게 미뉴에트 씨디나 듣고 있어서 정말 미안하다.

기차역에서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여, 새벽 다섯시에 곤히 잠들어있어 참으로 미안하다.

막다른 골목까지 추격당한 희망이여, 제발 눈 감아다오. 때때로 웃음을 터뜨리는 나를.

그리고 그대, 아주 오래 전부터 똑같은 새장에 갇혀 있는 한마리 독수리여.

언제나 미동도 없이, 한결같이 한곳만 바라보고 있으니

비록 그대가 박제로 만든 새라해도 내 죄를 사하여주오.

미안하구나, 잘라진 나무여, 탁자의 네 귀퉁이를 받들고 있는 다리에 대해.

미안하구나, 위대한 질문이여. 초라한 답변에 대해.

진실이여, 나를 주의깊게 주목하지는 마라.

위엄이여, 내게 관대한 아량을 베풀어달라.

존재의 비밀이여, 네 옷자락에서 빠져나온 실밥을 잡아 뜯은 걸 이해해달라.

모든 사물들이여, 용서하라, 내가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음을.

모든 사람들이여, 용서하라, 낵 각각의 모든 남자와 여자가 될 수 없음을.

내가 살아있는 한, 그 무엇도 나를 정당화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

왜냐하면 내가 갈 길을 나 스스로 가로막고 서 있기에.

언어여, 제발 내 의도를 나쁘게 말하지 말아다오.

한껏 심각하고난해한 단어들을 빌려와서는

가볍게 보이려고 안간힘을 써가며

열심히 짜 맞추고 있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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