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울창창 - 한세정 울울창창 ― 한세정(1978∼ ) 기다려라 관통할 것이다 나를 향해 나는 전진하고 나를 딛고 나는 뻗어나갈 것이다 손이 없으면 이마로 돌격하리라 절망이 뺨을 후려칠 때마다 초록의 힘으로 나는 더욱 무성하게 뿌리 내릴 것이다 기다려라 압도할 것이다 절망 위에 절망을 얹어 내가 절망의..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22
월력, 달의 왈츠 - 박서영 월력 - 박서영 그러니 지구여, 이제 달을 삼켜주세요 허물어져버린 잔해 속에서 당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내 직업은 달에서 민박집을 하는 거지만 지구에 사는 당신과 몇 달을 살아보고 싶어서 농부의 밭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어요 내 몸의 파편을 주웠나요? 그게 세계의 달력이랍니다,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21
꽃씨 편지 - 유재영 꽃씨 편지 - 유재영(1948~ ) 꽃씨들이 날아간 쪽으로 하늘이 금방 팽팽해졌다 하나님만 아시는 저 꽃씨 글자를 천사들이 다투어 읽는가 보다 다 읽은 꽃씨들은 땅으로 보내져 애기메꽃, 민들레, 은방울꽃 그런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들보고 한 번쯤 읽으라고 논두렁, 보리밭, 시냇가로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21
뜨거운 뿌리 - 김왕노 뜨거운 뿌리 - 김왕노 이 혹한의 겨울에 뻗어있는 민들레 뿌리는 봄을 찾아 언 땅을 필사적으로 뚫는 드릴이다. 아니면 아득한 곳으로 내려가 봄을 철철 길어 올리려는 마중물이다. 줄기, 잎, 꽃이니 다 처단된 채 뿌리만 남겨진 민들레 저 깊은 겨울에 잉걸불같이 뜨거운 심지로 박혀 있..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13
벌레먹은 나뭇잎 - 이생진 벌레먹은 나뭇잎 -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이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이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06
산벚나무에 이력서를 내다 - 최정란 산벚나무에 이력서를 내다 - 최정란 잎 지으랴 꽃 빚으랴 바쁜 나무 봄이 주문한 꽃들의 견적서를 쓰고 잎들의 월간 생산 계획을 짠다 가장 알맞은 순서도에 따라 발주 받은 꽃들을 완성한다 납기에 늦지 않게 꽃들을 싣고 좁은 가지 끝까지 빠짐없이 배달하려면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03
[스크랩] 별의 여인숙 - 이성선 별의 여인숙 이성선 친구하고 저녁에 술 한잔 하고 그냥 집에 돌아가기는 싫어라. 다른 녀석네 대문을 박차거나 낯선 여자 지저분한 분내에 안겨 아무렇..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4.27
바오밥의 추억 - 마종기 바오밥의 추억 - 마종기 왜 그렇게도 매일 외울 것이 많았던지 밤샘의 현기증에 시달리던 나이, 큰 바오밥 나무를 세 개나 그려 소혹성 몇 번인가를 가득 채워버린 그 그림 무서워하며 헐벗은 날을 살았지. 그 후에 가시에도 많이 찔리고 허방에도 많이 빠지고 녹슨 못을 잘못 밟아 피 흘..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4.22
풀잎 - 박성룡 풀잎 -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