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꽃 - 이동호 병아리꽃 이동호 병아리야, 너무 춥지 않니? 너를 묻은 개나리 숲에 흰 눈 내렸다 녹는다. 오늘은 나무 위에 노란 꽃이 삐악삐악 피었다. 학교 가는 길, 네가 잠든 개나리 숲을 지날 때마다 너는 내 심장이 되어, 가슴 속을 콩닥콩닥 뛰어다닌다. 땅 속 깊은 곳에 숨은 노란 꽃송이들을 귀여..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4.08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4.06
꽃가루 속에 - 이용악 꽃가루 속에 ㅡ 이용악(1914~1971) 배추밭 이랑을 노오란 배추꽃 이랑을 숨 가쁘게 마구 웃으며 달리는 것은 어디서 네가 나즉히 부르기 때문에 배추꽃 속에 살며시 흩어 놓은 꽃가루 속에 나두야 숨어서 너를 부르고 싶기 때문에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3.23
꽃 보자기 - 이준관 꽃 보자기 - 이준관 어머니가 보자기에 나물을 싸서 보내왔다 남녘엔 봄이 왔다고. 머리를 땋아주시듯 곱게 묶은 보자기의 매듭을 풀자 아지랑이가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남녘 양지바른 꽃나무에는 벌써 어머니의 젖망울처럼 꽃망울이 맺혔겠다. 바람 속에선 비릿한 소똥 냄새 풍기고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3.22
달의 귀 - 김륭 달의 귀 - 김륭 가끔씩 귀를 자르고 싶어, 내 몸을 돌던 피가 네모반듯하게 누울 수 있도록 그러면 우리 집 고양이는 온통 벽을 긁어놓겠지만 혀를 붓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나 누군가의 뱃속에서 지워진 내 숨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테고 가만히 첫눈이 온다고 속삭이는 여자는 얼굴도 모..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2.09
달빛금줄 - 이금주 달빛금줄 - 이금주 비밀의 문이 열렸다 어느 전생에선가 마주쳤을 인연의 강 속으로 달이 떴다 젖은 달빛에서 간간이 울음소리가 났다 울음은 지하 보일러실 회색 벽에 묻혔다가 다시 표면으로 떠올랐다 소리를 따라 내려가는 달의 길 젖무덤에 포개져 고물거리는 실루엣의 어스름을 조..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12.30
엉큼한 군자란 - 이규자 엉큼한 군자란 한 번도 꽃을 피운 적이 없었지 십여 년을 그렇게 햇살 가득한 어느 봄날 너의 튼실한 잎사귀마저 눈에 거슬렸어 화분에 물을 주며 이번 이사 갈 때는 버리고 갈 거라고 말했지 제구실을 못한다고 입에 가시를 달고 콕콕 찔렀지 해마다 잘 피는 꽃들을 들먹이면서 그 소리..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12.19
겨울새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 복효근 겨울새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 복효근 새들이 겨울 응달에 제 심장만한 난로를 지핀다 두 마리 서너 마리 때로는 떼로 몰리다보니 새의 난로는 사뭇 따숩다 저 새들이 하는 일이란 너무 깊이 잠들어서 꽃눈 잎눈 만드는 것을 잊거나 두레박질을 게을리 하는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일, 너..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12.04
달을 샀다는 아이에게 - 윤기(尹愭) 달을 샀다는 아이에게 - 윤기 아이 종이 나를 속여 말했네. "오늘 밤 달을 사다 매달아 놨소." 어떤 시장에서 샀는지는 모르겠으나 달 값을 몇 문(文)이나 주었지? 答奴告買月 - 尹愭 僮僕欺余曰(동복기여왈) 今宵買月懸(금소매월현) 不知何處市(부지하처시) 費得幾文錢(비득기문전)..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