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예쁜 여자가 - 기혁 나처럼 예쁜 여자가 - 기혁 한 남자를 부르는 동안 잘못 튼 샤워기처럼 무심했던 여자가 하늘을 본다 비가 내린다, 한다 매일 아침 목욕물을 받으며 한 남자와 나눠 가질 빗소리와 피워 올린 무지개를 떠올리던 여자가 내렸던 비를 맞는다 검게 변한다, 한다 케이크 조각의 각도만큼 한낮..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2.01
그대 뒤에 서면 - 황동규 그대 뒤에 서면 - 황동규 그대 뒤에 서면 흐린 들판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 뒤에 서면 같이 걷다 걸음 멈춘 그대 뒤에 서면 모든 것이 새벽 꿈으로 환해진다 石燈 뒤에 늦춰 서서 머리 나직이 숙인 또 하나의 石燈 그대 걸음 옮겨 돌다리를 건너면 봄에 새로 깨어나는 시냇물의 阿羅漢들이 ..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0.30
아름다운 말 한마디를 나누러 가고 싶다 - 도종환 아름다운 말 한마디를 나누러 가고 싶다 - 도종환 장대비에 젖으며 아름다운 말 한마디를 나누러 가고 싶다 까치집 위에 뜬 살구빛 노을 저쪽 그리운 곳의 사람에게 가고 싶다 몇날 몇밤을 낙엽은 문풍지를 때리며 툇마루에 떨어지고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밤새 떨어져 끊임없는 갈증으..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0.30
남남28 - 조병화 지인 카페에서, 펌 남남28 - 조병화 널 위해서 시가 씌어질 때 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 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 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 그 말과 만나 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 시의 들판이 될 때 난 행복했다 멀리 떨..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0.30
나비 - 류시화 나비 - 류시화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0.30
결혼에 대하여 - 정호승 결혼에 대하여 - 정호승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0.30
멀리서 빈다 - 나태주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0.24
춘향의 노래 - 복효근 춘향의 노래 - 복효근 지리산은 지리산으로 천 년을 지리산이듯 도련님은 그렇게 하늘 높은 지리산입니다 섬진강은 또 천 년을 가도 섬진강이듯 나는 땅 낮은 섬진강입니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지리산이 제 살 속에 낸 길에 섬진강을 안고 흐르듯 나는 도련님 속에 흐르는 강입니다 ..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09.16
인연서설 - 문병란 인연 서설 -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09.11
사랑법 - 문효치 사랑법♡ - 문효치 말로는 하지 말고 잘 익은 감처럼 온몸으로 물들어 드러내보이는 진한 감동으로 가슴 속에 들어와 궁전을 짓고 그렇게 들어와 계시면 되는 것.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