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서 핀 장미 - 투팍 샤커(Tupac Shakor) 콘크리트에서 핀 장미 - 투팍 샤커 그대는 들었는가 콘크리트 틈새를 비집고 피어난 장미에 대해 두 발 없이도 걷는 법을 스스로 깨달아 자연의 법칙 따위는 엉터리라는 걸 증명하였고 누구도 믿으려 들지 않겠지만 장미는 꿈을 포기하지 않기에 신선한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네 시선 주..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5.06.04
표범 - 릴케(Rainer Maria Rilke) Der Panther (Im Jardin des Plantes, Paris) - Rainer Maria Rilke Sein Blick ist vom Vorübergehn der Stäbe so müd geworden, daß er nichts mehr hält. Ihm ist, als ob es tausend Stäbe gäbe und hinter tausend Stäben keine Welt. Der weiche Gang geschmeidig starker Schritte, der sich im allerkleinsten Kreise dreht, ist wie ein Tanz von Kraft um ei..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5.06.04
꽃의 기억 - 복효근 꽃의 기억 복효근 어시장 꽃게들이 트럭에 실려 떠난 자리 꽃게들의 다리가 널려있다 몸통은 어디론가 다 떠났는데 남은 집게다리는 아직도 지켜야 할 그 무엇이라도 있다는 듯이 꼭 아물려 있다 더러는 이쯤이면 됐다는 듯 무엇을 기꺼이 놓아준 표정이다 제 몸을 먹여 살렸던 연장이며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6.03
비 - 황인숙 비 - 황인숙 저처럼 종종걸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찾아나서고 싶다... 비 ㅡ 황인숙 아, 저, 하얀, 무수한, 맨종아리들, 찰박거리는 맨발들. 찰박 찰박 찰박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쉬지 않고 찰박 걷는 티눈 하나 없는 작은 발들. 맨발로 끼어들고 싶게 하는. 《나의 침울한, 소중한..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5.30
이사 - 박영근 이사 - 박영근 1 내가 떠난 뒤에도 그 집엔 저녁이면 형광등 불빛이 켜지고 사내는 묵은 시집을 읽거나 저녁거리를 치운 책상에서 더듬더듬 원고를 쓸 것이다 몇 잔의 커피와, 담배와, 새벽녘의 그 몹쓸 파지들 위로 떨어지는 마른 기침소리 누가 왔다갔는지 때로 한 편의 시를 쓸 때마다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5.29
빌뱅이 언덕 - 권정생 빌뱅이 언덕 - 권정생 하늘이 좋아라 노을이 좋아라 해거름 잔솔밭 산허리에 기욱이네 송아지 울음소리 찔레덩굴에 하얀 꽃도 떡갈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하늘이 좋아라 해질녘이면 더욱 좋아라 2012년 권정생 선생님 시비 제작에 최종 선택된 한 편의 시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5.29
레몬 - 김완수 레몬 - 김완수 레몬은 나무 위에서 해탈한 부처야 그러잖고서야 혼자 세상 쓴맛 다 삼켜 내다가 정신 못 차리는 세상에 맛 좀 봐라 하고 복장(腹臟)을 상큼한 신트림으로 불쑥 터뜨릴 리 없지 어쩌면 레몬은 말야 대승(大乘)의 목탁을 두드리며 히말라야를 넘던 고승이 중..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5.25
울울창창 - 한세정 울울창창 ― 한세정(1978∼ ) 기다려라 관통할 것이다 나를 향해 나는 전진하고 나를 딛고 나는 뻗어나갈 것이다 손이 없으면 이마로 돌격하리라 절망이 뺨을 후려칠 때마다 초록의 힘으로 나는 더욱 무성하게 뿌리 내릴 것이다 기다려라 압도할 것이다 절망 위에 절망을 얹어 내가 절망의..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22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곽해룡 동시집에서 추천 동시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 곽해룡 / 문학동네(2015) 욕 두어 달 전 주먹만이나 한 감자 한 알 책상 서랍에 넣어 둔 것이 언뜻 생각나 지가 어쩌고 있나 보려고 열어 봤더니 글쎄, 잔뜩 성이 난 주먹 하나가 나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바짝 치켜들고 있다 붕어빵 먹는 고양이 고양이가 붕..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5.21
월력, 달의 왈츠 - 박서영 월력 - 박서영 그러니 지구여, 이제 달을 삼켜주세요 허물어져버린 잔해 속에서 당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내 직업은 달에서 민박집을 하는 거지만 지구에 사는 당신과 몇 달을 살아보고 싶어서 농부의 밭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어요 내 몸의 파편을 주웠나요? 그게 세계의 달력이랍니다,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