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개구리처럼 앉지 마시고 여왕처럼 앉으세요 - 데니즈 두허멜 “제발 개구리처럼 앉지 마시고 여왕처럼 앉으세요” ― 데니즈 두허멜(1961∼ ) ― 필리핀 어느 대학의 여자 화장실 벽에 쓰인 낙서 제멋에 살기를 잊지 말라, 멋 부리기를 잊지 말라. 세상은 여드름투성이 소녀에게 보상하지 않는다.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아라. 머리채에 광..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5.05.21
꽃씨 편지 - 유재영 꽃씨 편지 - 유재영(1948~ ) 꽃씨들이 날아간 쪽으로 하늘이 금방 팽팽해졌다 하나님만 아시는 저 꽃씨 글자를 천사들이 다투어 읽는가 보다 다 읽은 꽃씨들은 땅으로 보내져 애기메꽃, 민들레, 은방울꽃 그런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들보고 한 번쯤 읽으라고 논두렁, 보리밭, 시냇가로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21
바람과 빈 병 - 문삼석 바람과 빈 병 - 문삼석 바람이 숲 속에 버려진 빈 병을 보았습니다. "쓸쓸할 거야." 바람은 함께 놀아주려고 빈 병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병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보오, 보오." 맑은 소리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5.14
누가 더 섭섭했을까 - 윤제림 누가 더 섭섭했을까 - 윤제림 한 골짜기에 피어 있는 양지꽃과 노랑제비꽃이 한 소년을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소년이 양지꽃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 내가 좋아하는 노랑제비꽃!" 양지꽃은 온종일 섭섭했습니다. 노랑제비꽃도 온종일 섭섭했습니다.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5.14
모래알 사람들 - 정영선 모래알 사람들 - 정영선 근심을 모아두는 창고가 있는 게 분명해 이 도시를 떠날 때 찾아가게 하는 조명으로 밤이 찬란해진 도시 사람마다 걱정을 맡기다 자신까지 맡긴 얼굴이다 높은 건물 탑의 번지점프를 보고 있었는데 어느 문으로 떠밀렸다 지중해 푸르스름한 하늘 천장 젊어진 저..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5.13
뜨거운 뿌리 - 김왕노 뜨거운 뿌리 - 김왕노 이 혹한의 겨울에 뻗어있는 민들레 뿌리는 봄을 찾아 언 땅을 필사적으로 뚫는 드릴이다. 아니면 아득한 곳으로 내려가 봄을 철철 길어 올리려는 마중물이다. 줄기, 잎, 꽃이니 다 처단된 채 뿌리만 남겨진 민들레 저 깊은 겨울에 잉걸불같이 뜨거운 심지로 박혀 있..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5.13
푸른 오월 - 노천명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靑瓷) 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5.13
우물 - 권정생 우물 ㅡ 권정생 골목길에 우물이 혼자 있다 엄마가 퍼 간다 할매가 퍼 간다 순이가 퍼 간다 돌이가 퍼 간다 우물은 혼자서 물만 만든다 엄마도 모르게 할매도 모르게 순이도 못 보게 돌이도 못 보게 우물은 밤새도록 물만 만든다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5.13
시래기 한 움큼 - 공광규 시래기 한 움큼 공광규(1960∼ ) 빌딩 숲에서 일하는 한 회사원이 파출소에서 경찰서로 넘겨졌다 점심 먹고 식당 골목을 빠져나올 때 담벼락에 걸린 시래기 한 움큼 빼서 코에 부비다가 식당 주인에게 들킨 것이다 “이봐, 왜 남의 재산에 손을 대!” 반말로 호통 치는 식당 주인에게 회사..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5.12
공광규 시모음 공광규 시모음 소주병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 시집 <소주병>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