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바틀비 - 김소연 오, 바틀비 - 김소연 모두가 천만다행으로 불행해질 때까지 잘 살아보자 던 맹세가 흙마당에서 만개해요, 사월의 마지막 날은 한나절이 덤으로 주어진 괴상한 날이에요, 모두가 공 평무사하게 불행해질 때까지 어떻게든 날아보자던 나 비들이 날개를 접고 고요히 죽음을 기다리는 봄날이..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8
봄 생각 - 정완영 봄 생각 ― 정완영(1919~ ) 어젯밤 도란도란 상추비가 내리더니 오늘 아침 텃밭에는 파란 싹이 돋아났네 언제쯤 예쁜 속잎이 나비만큼 자랄까 엄마손 돌아간 데 어찌 아니 물오르랴 우물가 향나무도 장독대 밑 꽃밭에도 우리 집 장닭 꼬리도 윤이 잘잘 흐른다 하룻밤 자고 나면 하루만큼 봄..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4.28
거꾸로 보는 세상 ―오지연 거꾸로 보는 세상 ― 오지연(1968~ ) 학교 오는 길에 연둣빛 애벌레 한 마리 초록 풀잎 뒷면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지요. 무슨 생각을 할까? 나도 따라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하늘을 봐요. 조그맣게 휘파람을 불어요. 눈을 감고 바람도 햇볕도 가만히 느껴보아요. 매일 보는 세상이지만 참 다..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4.28
공 속의 허공 - 최필녀 공 속의 허공 ― 채필녀(1958∼ ) 공이 대문 한쪽에 놓여 있다 저 공, 운동장 한구석에서 주워왔다 그 한구석도 어딘가에서 굴러왔을 것이다 또 어딘가에서 또 어딘가에서 왔을 것이다 무심하게 놓여진 공은 또 어딘가로 가고 있을 것이다 공은 한 번도 스스로 굴러본 적이 없다 우주가 돌..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8
4월의 하루 - 롱펠로우 4월의 하루 ― 롱펠로우(1807∼1882) 씨 뿌리고 거두어들이게 하는 따스한 태양이 다시 돌아와 고요한 숲을 찾으며 들판에 맨 먼저 피는 꽃을 바라보는 즐거움. 숲 사이 빈터에도 가득 찬 밝은 햇살 이제는 폭풍우 몰고 올 검고 짙은 구름도 없는 나는 이 시절을 좋아한다. 눈 녹아 부스러진 ..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5.04.28
[스크랩] `새벽`: 이성선 John Miller, September Horizon 새벽 이성선 투명한 생명의 울림이 응결된 가지에 섬약한 신의 꽃이 닿아 넓은 광명으로 부서지는 바다. 그대 몸짓 움직이는 시시각각으로 광명이 빛나 생활에 꺾인 가지의 매듭에서 불타는 새벽 아아, 생생한 불길 그대 고행의 눈 속 가득 흔들리는 광야 별빛의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7
[스크랩] 당신이 나를 스칠 때 / 이성선 당신이 나를 스칠 때 / 이성선 구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산길을 걸으며 내 앞에 가시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들의 꽃 피고 나비가 날아가는 사이에서 당신 옷깃의 향기를 맡았습니다. 당신 목소리는 거기 계셨습니다. 산 안개가 나무를 밟고 계곡을 밟고 나를 밟아 가이없는 그 발길로 내 ..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5.04.27
[스크랩] 별의 여인숙 - 이성선 별의 여인숙 이성선 친구하고 저녁에 술 한잔 하고 그냥 집에 돌아가기는 싫어라. 다른 녀석네 대문을 박차거나 낯선 여자 지저분한 분내에 안겨 아무렇..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4.27
복화술사 하차투리안 - 박은정 복화술사 하차투리안 - 박은정 하차투리안은 유랑을 한다 왈츠를 추듯 정글을 턴하고 수백 년 동안 사라진 기억을 단숨에 기억해내는 유연함 하차투리안은 단련되어간다 침묵으로 만든 꽃다발을 창에 걸고 무수히 오르내리는 밤들처럼 앞발을 들고 하차투리안 입을 열면 비가 내리고 강..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7
나는 연결된다 - 이수명 나는 연결된다 - 이수명 나는 연결된다, 하루 종일 탁자와 의자와 소파와 소파 위의 쿠션으로 연결된다. 나는 과언이다. 기다란 벽장과 선반과 거울과 합쳐진다. 나는 강화된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블라인드 사이로 끊임없이 먼지가 들어온다. 내 눈 속으로 들어온다. 나는 채워진다, 하..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