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은 힘이 세다 - 박후기 철봉은 힘이 세다 - 박후기 폐교에 눈 내린다 시소는 좀 더 어두운 하늘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줄 끊어진 그네는 지쳐 보였다 흐린 연필심에 침을 발라 꾹꾹 눌러 공책 위에 글을 쓰듯 하얀 운동장에 자국을 남기며 내가 걸어간다 얼어붙은 운동장이 책받침 같아 내 흔적이 땅에 새겨지지..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2.14
Trees - Joyce Kilmer Trees ㅡ Joyce Kilmer (1886-1918) I THINK that I shall never see A poem lovely as a tree. A tree whose hungry mouth is prest Against the earth's sweet flowing breast; A tree that looks at God all day, And lifts her leafy arms to pray; A tree that may in Summer wear A nest of robins in her hair; Upon whose bosom snow has lain; Who intimately lives with rain. Poems are made by ..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5.02.09
달의 귀 - 김륭 달의 귀 - 김륭 가끔씩 귀를 자르고 싶어, 내 몸을 돌던 피가 네모반듯하게 누울 수 있도록 그러면 우리 집 고양이는 온통 벽을 긁어놓겠지만 혀를 붓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나 누군가의 뱃속에서 지워진 내 숨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테고 가만히 첫눈이 온다고 속삭이는 여자는 얼굴도 모..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2.09
로로 - 김성호 로로 - 김성호 나는 너에 대해 쓴다. 솟구침, 태양의 계단, 조약돌이 되는 섬; 깊은 수심에 가라앉은 이야기를 떠올리다가 나는 너를 잊곤 한다. 로로, 네 빛깔과 온도를 나는 안다. 네 얼굴이 오래도록 어둠을 우려내고 있는 것을 안다. 더 이상 깊지도 낮지도 않은 맨살 같은 나날을 로로,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2.07
먼지처럼 - 이장욱 먼지처럼 - 이장욱 나는 코끼리의 귀가 되어 펄럭거리고 너는 개의 코가 되어 먼 곳을 향하고 우리는 공기 중을 부드럽게 이동하였다. 활명수(活命水)를 마시고 있는 약국 안의 사내와 함께 머리를 말리고 있는 여자의 거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배경이 되어 무한히 지나갔다. 오늘 아침..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2.02
희망가 - 문병란 희망가 - 문병란(1935~ )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1.26
뿌리에게 - 나희덕 뿌리에게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는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 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부셔 잘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1.18
슬픔에 대하여 - 복효근 슬픔에 대하여 - 복효근 해가 산에서 마악 솟을 무렵 구름 한 자락 살짝 가리는 것 보았니? 깜깜한 방에 갑자기 불을 켤 때 엄마가 잠시 아이의 눈을 가렸다가 천천히 떼어주듯 잠에서 덜 깬 것들, 눈이 여린 것들 눈이 상할까봐 조금씩 조금씩 눈을 열어주는 구름 어머니의 따뜻한 손 그렇..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2.31
달빛금줄 - 이금주 달빛금줄 - 이금주 비밀의 문이 열렸다 어느 전생에선가 마주쳤을 인연의 강 속으로 달이 떴다 젖은 달빛에서 간간이 울음소리가 났다 울음은 지하 보일러실 회색 벽에 묻혔다가 다시 표면으로 떠올랐다 소리를 따라 내려가는 달의 길 젖무덤에 포개져 고물거리는 실루엣의 어스름을 조..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12.30
낚시터 - 공광규 낚시터 - 공광규 낚시꾼이 연못가에 ?표로 앉아서 ?표 낚싯바늘을 물에 넣고 있다 언제쯤 물까? 낚시꾼 머릿속은 온통 ?표일 거야 물고기도 물속에서 물까? 말까? 머릿속이 온통 ?표일 거야 낚시꾼과 물고기 어느 쪽에 ?표가 더 많을까? 내 머릿속도 ?표 ㅡ『창비 어린이』(2014, 겨울호)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