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3.23
풀고 풀리고 - 정유경 풀고 풀리고 - 정유경(1974~ ) "여보,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소." 엄마 아빠가 드디어 화를 풀었다. 코훌쩍이 동생이 '팽~' 코를 풀었다. 그 소리 듣고 나는 저녁내 씨름하던 수학 문제를 쓱쓱 풀었다. 티브이를 켜니 내일은 날이 풀리겠습니다, 한다. 암, 풀려야지. 우리 네 식구가 이렇게 열..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3.22
아교 - 유홍준 아교 - 유홍준 내 아버지의 종교는 아교, 하루도 아니고 연사흘 궂은비가 내리면 아버지는 선반 위의 아교를 내리고 불 피워 그것을 녹이셨네 세심하게 꼼꼼하게 느리게 낡은 런닝구 입고 마루 끝에 앉아 개다리소반 다리를 붙이셨다네 술 취해 돌아와 어머니랑 싸우다가 집어던진 개다..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3.22
꽃 보자기 - 이준관 꽃 보자기 - 이준관 어머니가 보자기에 나물을 싸서 보내왔다 남녘엔 봄이 왔다고. 머리를 땋아주시듯 곱게 묶은 보자기의 매듭을 풀자 아지랑이가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남녘 양지바른 꽃나무에는 벌써 어머니의 젖망울처럼 꽃망울이 맺혔겠다. 바람 속에선 비릿한 소똥 냄새 풍기고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3.22
바닥에서도 아름답게 - 곽재구 바닥에서도 아름답게 - 곽재구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날은 올 수 있을까 미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은 채 그리워진 서로의 마음 위에 물먹은 풀꽃 한 송이 방싯 꽂아줄 수 있을까 칡꽃이 지는 섬진강 어디거나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한강변 어디거나 흩어져 사는 사람들의 모래알이 아름..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5.03.21
그리움 - 이용악 그리움 ㅡ이용악(1914~1971)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우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3.20
낙타 - 손동연 낙타 ㅡ 손동연 저런, 등에 혹이 두 개씩이나? 사막을 터벅터벅 무겁겠다 얘 아니야, 이건 내 도시락인걸! 타박타박 사막이 즐겁단다 얘 Walk Right In, Jose Feliciano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3.18
우리보고 - 민경정 우리보고 - 민경정(1967~) 선생님이 우리보고 개구리래요. 와글와글 버글버글 시끄러워도 들판에 개구리처럼 없으면 이상하대요. 선생님이 우리보고 들꽃이래요. 하양 빨강 크게 작게 마음대로 피어도 들판에 들꽃처럼 없으면 서운하대요. /유재일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5.03.14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누이여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 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없이 꺾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