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에 대한 명상 - 장정일 햄버거에 대한 명상 - 가정요리서로 쓸 수 있게 만들어진 詩 - 장정일 옛날에 나는 금이나 꿈에 대하여 명상했다. 아주 단단하거나 투명한 무엇들에 대하여 그러나 나는 이제 물렁물렁한 것들에 대하여도 명상하련다. 오늘 내가 해보일 명상은 햄버거를 만드는 일이다. 아무나 손쉽게, 많..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25
뒷굽 - 허형만 뒷굽 - 허형만(1945~) 구두 뒷굽이 닳아 그믐달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수선집 주인이 뒷굽을 뜯어내며 참 오래도 신으셨네요 하는 말이 참 오래도 사시네요 하는 말로 들렸다가 참 오래도 기울어지셨네요 하는 말로 바뀌어 들렸다 수선집 주인이 좌빨이네요 할까봐 겁났고 우빨이네요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24
새벽편지 - 곽재구 새벽 편지 - 곽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22
노랑나비 - 강지혜 노랑나비 - 강지혜 네가 어디에 숨을건지 다 알아. 나무의자에 앉았다. 풀밭을 서성거렸다. 살살 내 눈을 흔들어 놓지만 저봐! 바람 등에 살짝 업혀 유채 꽃밭에 앉아 있는 거. 너를 똑닮은 노란 꽃잎속에 시침 뚝 떼고 점 무늬 노란 옷자락 다 보이는걸! Butterfly ㅡ Paul Mauriat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7.21
별나무 - 강지혜 별나무 - 강지혜 아세요? 감을 다 깍고 보면 주홍별이 반짝인다는 걸 우리집 십여그루의 별무리 하늘 끝에 별들 주렁 주렁 매달려 있어요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위의 어머니 대대로 그 별을 따서 자식들 가슴에 달아 주셨지요 하늘에 주홍빛 감물이 번져 가면 별 한바구니 달콤한 꿈..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7.21
사평역에서 - 곽재구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21
비의 집 - 박제천 비의 집 - 박제천 아마, 거기가 눈잣나무 숲이었지 비가, 연한 녹색의 비가 눈잣나무에 내렸어 아니, 눈잣나무가 비에게 내려도 좋다는 것 같았어 그래, 눈잣나무 몸피를 부드럽게 부드럽게 씻겨주는 것 같았어 아마, 병든 아내의 등을 밀던 내 손길도 그랬었지 힘을, 주어서도 안 되고…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4.07.21
별 - 신경림 별 - 신경림(1935~ ) 나이 들어 눈 어두우니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 하늘에 별이 보이니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탁한 하늘에 별이 보인다 눈 밝아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인다 Sea Of Heartbreak by P..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7.20
풀잎 - 이준관 풀잎 - 이준관 나는 풀잎을 사랑한다. 뿌리까지 뽑으려는 바람의 기세에도 눈썹 치켜올리는 그 서릿발 같은 마음 하나로 참고 버티는 풀잎을 나는 사랑한다. 빗물에 휩쓸려간 자국도 푸르게 메워내고 겨울에 얼어죽는 부분도 입김을 불어넣고 뺨을 비벼주어 다시 푸르게 살려내는 풀잎을..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7.18
레바논 감정 - 최정례 레바논 감정 - 최정례 수박은 가게에 쌓여서도 익지요 익다 못해 늙지요 검은 줄무늬에 갇혀 수박은 속은 타서 붉고 씨는 검고 말은 안 하지요 결국 못하지요 그걸 레바논 감정이라 할까 봐요 나귀가 수박을 싣고 갔어요 방울을 절렁이며 타클라마칸 사막 오아시스 백양나무 가로수 사이..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