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역에서 - 곽재구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21
레바논 감정 - 최정례 레바논 감정 - 최정례 수박은 가게에 쌓여서도 익지요 익다 못해 늙지요 검은 줄무늬에 갇혀 수박은 속은 타서 붉고 씨는 검고 말은 안 하지요 결국 못하지요 그걸 레바논 감정이라 할까 봐요 나귀가 수박을 싣고 갔어요 방울을 절렁이며 타클라마칸 사막 오아시스 백양나무 가로수 사이..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18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 도종환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 도종환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이 땅의 가장 순박한 아이들 곁으로 흙냄새 가득히 몸에 베어 달려오는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이 땅에 가장 힘겨운 아이들 곁으로 얼굴빛 흙빛이 된 아버지를 둔 아이들 곁으로 갑..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14
일요일의 문장들 - 최해돈 일요일의 문장들 - 최해돈 미풍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떨림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담벼락에 사는 벽돌의 나이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걸어오는 봄의 머리카락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 행렬의 속도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적색 신호등이 살아있는 시간에 대하여 생각하..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12
황혼(黃昏) - 이육사 황혼(黃昏) - 이육사 내 골방의 커텐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黃昏)을 맞아드리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같이도 인간(人間)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黃昏)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보련다 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08
[스크랩] [영상 롤오버] 2014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중앙일간지) 아래 영상 좌우 긴 네모 위에 마우스 살짝 얹으면 해당 영상이 뜹니다.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05
[스크랩] [영상 롤오버] 2014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지방일간지) 아래 영상 좌우 긴 네모 위에 마우스 살짝 얹으면 해당 영상이 뜹니다.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05
고구마, 고구마들 - 이경림 고구마, 고구마들 ― 이경림(1947∼) 자, 이 고구마를 먹어치우자 불그죽죽한 껍질을 벗기고 노오란 속살을 먹어치우자 속살같이 들큰한 시간을 먹어치우고 허벅한 뒷맛도 먹어치우자 뽀오얀 접시 위에 놓인, 아니 넓적한 탁자 위에 놓인, 아니 더러운 마룻장 위에 놓인, 아니 컴컴한 구들..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03
바위 - 유치환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哀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 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먼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02
그해 겨울 - 김선굉 그해 겨울 ㅡ 김선굉(1952~ ) 내 고향 청기마을 앞에는 참 이쁜 동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참말로 이쁘게 흘러가는 시냇물입니다. 내가 태어나기 여러 해 전 어느 추운 겨울날 젊은 어머니는 동천에 가서 빨래를 했습니다. 얼음이 엷게 언 시냇가에 자리를 잡고 툭툭 얼음을 깨면, 그 아래로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