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천강문학상 시부문 수상작과 심사평 제6회 천강문학상 시부문 수상작 모음 대상 꽃피는 칼 칼자루도 없이 칼은 새파랗다 봉안鳳眼이 조각되어 있는 칼날, 칼이 하는 일은 바람을 베는 일이지만 자투리 필요한 한 뭉치 바람이 스스로 와서 베일 때가 많다. 이 칼은 광석이 아니다. 양쪽 날을 가지고 있는 검劍의 끝은 여전히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9.04
들길 - 전원범 들길 ㅡ 전원범(1944~) 자전거 바퀴에 감겼다가 풀리는 시골길. 길을 따라 나서면 소근거리는 이야기가 들린다. 촘촘히 익어가는 옥수수 이야기 풍금 소리로 밀려오는 나락들의 이야기 꼬투리마다 여무는 콩들의 이야기. 가을이 내려오는 외길. 산허리를 돌아가면 길이 머무는 곳마다 아,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4.09.04
저 많이 컸죠 - 이정록 저 많이 컸죠 - 이정록(1964~ ) 할머니는 싱크대가 자꾸 자라는 것 같다고 합니다. 장롱도 키가 크는 것 같다고 허리 두드립니다. 할머니 키가 작아져서 그래… 말하려다가 이불을 펴 드렸습니다. 허리가 꼬부라져서 그런 거야… 입술 삐죽이다가, 싱크대 찬장 높은 칸에 놓인 그릇을 아래 ..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9.04
맛있었던 것들 - 한영옥 맛있었던 것들 - 한영옥(1950∼ ) 실한 풋고추들이 쪼개져 있었다. 쪼개진 풋고추 처음 보여준 사람은 고추전 잘 부치시는 우리 어머니 풋고추 싱그럽게 채반 가득한 꿈이 아침나절 덮어와 어머니 곁에 왔다 함께 기우는 목숨 언저리 햇살 한껏 잡아당겨 서로를 찬찬히 눈여겨두는 나물 그..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9.04
담백함(澹泊) - 허필(1709~1768) 담백함(澹泊) 담백함은 가난뱅이가 살아가는 법 澹泊貧家事(담박빈가사) 등불 없어 달 뜨기만 기다린다 無燈待月明(무등대월명) 꽃을 꺾자니 사랑스러운 것을 어떻게 없애고 折花難割愛(절화난할애) 풀을 베자니 산 것을 차마 해치랴 芟草忍傷生(삼초인상생) 백발은 당연히 내 차지고 白..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4.09.04
공부를 해보니(口呼自感一首 示黃莘叟耳叟德吉) - 안정복 javascript:; 공부를 해보니 공부는 넓게 하는 것이 좋지만 중심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온종일 남의 돈을 세어 본댔자 한 푼도 내 것이 되지는 않고 바가지 들고 문전걸식 해봤자 제 배 하나도 채우지 못하지. 재주 있다 하여 너무 멀리 나가다간 이룬 것 없는 백발이 되고 마네. 후배들..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4.09.03
죄(罪) - 김복근 죄(罪) - 김복근(1950~) - 파자(破字) 11 나는 죄 많은 사람 눈물로 쓴 참회록엔 하루에도 몇 번씩 죄를 짓고 살았다 법망[罒]은 옳지 않은 일[非] 걸러내지 못했지만 나는 내가 지은 죄를 알고 있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이라 우기며 실실이 피어나는 꽃을 무잡하게 희롱하고 가벼운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9.03
[시조] 사과꽃 핀 자리 - 이재경 사과꽃 핀 자리 - 이재경(1987~ ) 올해 핀 사과꽃은 아물지 않은 총상 같소 못 다 열고 저문 이들 작은 손 맞잡고 산 자는 목메고 마는 흰 밥 한 상 차렸소 바람결에 실려 온 눈물 젖은 숨소리를 품에 안고 다독이는 꽃들 앞에 부끄러워 진 자리 붉은 응어리는 내 어찌 보겠소 Priere Pour Aller Au P..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9.03
사과의 문 - 김금래 사과의 문 - 김금래(200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세상의 모든 것엔 보이지 않는 문이 있지 사과에도 그런 문이 있었던 거야 내가 삼학년 때, 날마다 반 토막으로 잘라지던 책상의 금 안으로 살며시 밀어 넣은 사과 한 알이 내 짝꿍 마음 속으로 들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아니? 그 ..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9.02
교감(交感) - 이승하 교감(交感) 이승하 내가 잠든 하룻밤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새로 태어나 빛을 발하는지 헤아리지 못하는 내 혼은 너무 곤궁하구나 내가 노동한 하루 낮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숨져 우주의 한 공간이 어두워졌는지 헤아리지 못하는 내 몸은 너무 빈약하구나 보이는 별과 보이지 않는 별..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