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목사님 - 기형도 우리 동네 목사님 - 기형도 읍내에서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공소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는 양철 홈통을 반듯하게 펴는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자전거 짐틀 위에는 두껍고 딱딱해 보이는 성경책만한 송판들이 실려 있었다 교인들은 교회당 꽃밭을 마구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6.14
얼굴반찬 - 공광규 얼굴반찬 ㅡ 공광규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6.14
[스크랩] 별을 사랑한 죄 - 강지혜 별을 사랑한 죄 / 강지혜 죄가 있다면 별을 사랑한 죄 무수히 많은 별 중 가장 빛나는 별 하나 가슴에 따다 담은 죄 그게 죄라면 이 밤, 나누었던 사랑의 언어를 찢고 가슴에 품었던 별 떠나 보내리라 떠나 보내는 내 눈물 또 아득한 어둠 속 그대 가슴 별이 되리라 사랑이란 이름으로 별을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6.14
물끄러미 - 길상호 물끄러미 - 길상호 (1973~ ) 물끄러미 라는 말 한 꾸러미 너희들 딱딱한 입처럼 아무 소리도 없는 말 마른 지느러미처럼 어떤 방향으로도 몸을 틀 수 없는 말 그물에 걸리는 순간 물에서 끄집어낸 순간 덕장의 장대에 걸려서도 물끄러미, 겨울바람 비늘 파고들면 내장도 빼버린 뱃속 허기가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6.13
정거장에서의 충고 -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 - 기형도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벅일 것이다 물방울은 손..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6.12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랫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그리운 ‘강변’…소박한 행복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이상향’ 김소월 시인은 ‘진달래꽃’ 등 민족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향토성 짙은 민요조의 서정시를..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6.12
월훈(月暈) - 박용래 [詩朗誦] 박용래의 시 [月暈월훈] : 낭송 / 하성란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래 뚝.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갱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꽁깍..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6.12
사랑하는 별 하나 - 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 -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환히 안기어 눈물 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06.11
오후 4시의 희망 - 기형도 오후 4시의 희망 - 기형도 金은 블라인드를 내린다, 무엇인가 생각해야 한다, 나는 침묵이 두렵다 침묵은 그러나 얼마나 믿음직한 수표인가 내 나이를 지나간 사람들이 내게 그걸 가르쳤다 김은 주저앉는다, 어쩔 수 없이 이곳에 한번 꽂히면 어떤 건물도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은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6.02
흔해빠진 독서 - 기형도 흔해빠진 독서 / 기형도 휴일의 대부분은 죽은 자들에 대한 추억에 바쳐진다 죽은 자들은 모두가 겸손하며, 그 생애는 이해하기 쉽다 나 역시 여태껏 수많은 사람들을 허용했지만 때때로 죽은 자들 에게 나를 빌려주고 싶을 때가 있다 수북한 턱 수염이 매력적인 이 두꺼운 책의 저자는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