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 - 이준관 별 하나 - 이준관 별을 보았다 깊은 밤 혼자 바라보는 별 하나 저 별은 하늘 아이들이 사는 집의 쬐그만 초인종 문득 가만히 누르고 싶었다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6.23
위험한 가계(家系) - 기형도 위험한 가계(家系) - 기형도 1 그 해 늦봄 아버지는 유리병 속에서 알약이 쏟아지듯 힘없이 쓰러지셨다. 여름 내내 그는 죽만 먹었다. 올해엔 김장을 조금 덜 해도 되겠 구나. 어머니는 남폿불 아래에서 수건을 쓰시면서 말했다. 이젠 그 얘긴 그만하세요 어머니. 쌓아둔 이불을 등을 기댄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6.21
쫀드기 쌤 찐드기 쌤 - 최종득 쫀드기 쌤 찐드기 쌤 - 최종득 아이들은 내 이름을 갖고 논다. 같이 놀아 줄 때는 맛있는 쫀드기 과자처럼 좋다며 쫀득쫀득 쫀드기 쌤이라 하고 이제 공부하자고 하면 징그러운 진드기 벌레처럼 싫다며 찐득찐득 찐드기 쌤이라 한다. 교장 선생님이나 후배 선생님 앞에서는 내 체면도 좀 ..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6.21
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 구재기 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 구재기 그냥 걷는 길가에서 하늘을 본다 움푹 패인 곳마다 물은 깊은 호수로 고이고 그 속에 하늘이 내려와 있음을 본다 매일매일 하늘을 굽어보면서 길을 걷는다 아무리 굽어보아도 높은 하늘인 것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것을 안다 그대여, 사랑은 그렇..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06.20
꽃 지는 저녁 - 정호승 꽃 지는 저녁 - 정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6.20
오래된 서적(書籍) - 기형도 오래된 서적(書籍) - 기형도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들을 가지고 서로의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6.18
대학시절 - 기형도 대학 시절 - 기형도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왔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6.17
6월은 - 황금찬 6월은 / 황금찬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6.17
향나무의 소유권 - 마경덕 향나무의 소유권 - 마경덕 바람이 나무의 깃털을 스치면 가지에 걸린 새소리, 일제히 향나무의 목울대를 치고 올라 건너 옥탑방 처마 밑으로 팔려갔다 발가락냄새 2g, 그늘 한 스픈, 저녁바람 반 국자 저울에 달아 만든 노래는 골목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인기품목 그늘을 제조하는 앞집 향..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6.15
거룩한 식사 - 황지우 거룩한 식사 - 황지우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 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세상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