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어머니 / 김초혜(1~ 52) . 어머니 / 김초혜 1. 한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2 우리를 살찌우던 당신의 가난한 피와 살은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4.17
[스크랩] 냉이 /전북매일신문 주간연재(3) 냉이 / 조선의 서둘러 갈 것 없다는 듯 한자리에 모인 흰나비의 몸짓, 그 아우성 무릎을 꿇고 너를 본다 이 사소한 영광에도 환하게 웃어주던 어머니처럼 따뜻한 눈물로 피는 꽃 맨 처음 계절의 상처가 이토록 흰빛이었던가 야단도 하얗구나 통곡도 하얗구나 발돋움하여도 하늘까지는 아..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4.16
빈집 - 기형도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27
길 - 윤동주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의 호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담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4.03.19
감꽃, 참깨를 털면서 - 김준태 감꽃 - 김준태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참깨를 털면서 - 김준태 산그늘 내린 밭 귀퉁이에서 할머니와 참깨를 턴다. 보아하니 할머니는 슬슬 막대기질을 하지만 어두워지..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3.19
연자간 - 백석 연자간 - 백석 달빛도 거지도 도적개도 모다 즐겁다 풍구재도 얼럭소도 쇠드랑볕도 모다 즐겁다 도적괭이 새끼락이 나고 살진 쪽제비 트는 기지개 길고 홰냥닭은 알을 낳고 소리치고 강아지는 겨를 먹고 오줌 싸고 개들은 게모이고 쌈지거리하고 놓여난 도야지 둥구재벼오고 송아지 잘..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16
산양 - 백석 산양 - 백석 누구나 싸울 테면 싸워보자 벼랑을로만오너라 벼랑으로 오면 받아 넘길 테니 가마득한 벼랑 밑으로 차 굴릴 테니 싸울 테면 오너라 범이라도 곰이라도 다 오너라 아슬아슬한 벼랑 가에 언젠나 내가 오독 서 있을 테니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8
봄날은 간다 - 기형도 봄날은 간다 - 기형도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熱風(열풍)에 말려 둥글 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時着(2시착)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8
엄마 걱정 - 기형도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어두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8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 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