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택시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7
콩나물의 물음표 - 김승희 콩나물의 물음표 - 김승희 콩에 햇빛을 주지 않아야 콩에서 콩나물이 나온다 콩에서 콩나물로 가는 그 긴 기간 동안 밑 빠진 어둠으로 된 집, 짚을 깐 시루 안에서 비를 맞으며 콩이 생각했을 어둠에 대하여 보자기 아래 감추어진 콩의 얼굴에 대하여 수분을 함유한 고온다습의 이마가 일..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4.03.07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할 것이다 어쩌지 이 사람들과 친하니 싸단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건만 나는 하이얀 자리 우에서 마른 팔뚝의 새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4
[스크랩] 삭(朔) / 황연진 퍼낼 수 없는 우물이 있습니다 허물지 못하는 무덤이 있습니다 고대의 밤에 이미 능욕을 당했는지도 모릅니다 누구의 것이기 보다 누구나의 것이었으므로 단 하나의 음률에 흐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얼굴을 쓰다듬으면 얼굴이 없어집니다 어깨를 껴안으면 어깨가 달아납니다 가슴은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3.04
[스크랩] 부드러운 칼 / 황연진 날이 잘 선 칼은 부드럽다 이 빠지고 무디어진 칼 대신 새로 사 온 식칼은 도마 위의 김치 폭을 쓰다듬듯 부드럽게 썰어내었다 살짝만 눌러도 소리 하나 없이 무나 당근, 고깃덩어리가 뭉텅 잘린다 이 칼에 가슴 한 구석을 베인다 해도 아픔을 못 느끼고 웃을 것 같다 예리하게 파고드는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3.04
오리 망아지 토끼 - 백석 오리 망아지 토끼 - 백석 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나려간 지 오래다 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가 시악(恃惡)이 나서는 등 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오리를 모다 던져버린다 장날 아츰에 앞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3
모닥불 - 백석 모닥불 -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헝겊조삭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2
정주성 - 백석 ※백석은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定州城)을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이 시를 그의 첫 시집 < 사슴 >에 재수록하였다. 정주성(定州城) - 백석 산턱 원두막은 뷔였나 불빛이 외롭다 헝겊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터 반딧불이 난다 파란..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1
나와 지렝이 - 백석 나와 지렝이 - 백석 내 지렝이는 커서 구렁이가 되었습니다 천 년 동안만 밤마다 흙에 물을 주면 그 흙이 지렝이가 되었습니다 장마 지면 비와 같이 하늘에서 나려왔습니다 뒤에 붕어와 농다리의 미끼가 되었습니다 내 리과책에서는 암컷과 수컷이 있어서 새끼를 낳었습니다 지렝이의 눈..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