偶題(우제) - 李廷柱 혼자 깨어 있다 술을 좋아하는 성미는 아니어도 술 한 병은 그래도 지니고 사네. 겁이 나서지. 할 일 없는 이들이 나 홀로 깨어 있다 말을 할까 봐. 쓸쓸한 매화나무 아래에 앉아 ‘이소경'을 낭랑하게 읊어보네. 홀로 깨어 있는 자 없는 세상이기에 매화에게 들려주는 길밖에 없네. *이소..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3.12.06
偶吟(우음) - 尹鑴 우연히 읊다 의관을 갖춰 입고 사리에 밝은 선비라면 빈민 틈에 굶주려도 걱정할 것 하나 없네. 만국(萬國)에는 구름 걷혀 하늘의 달을 함께 보고 천가(千家)에는 꽃이 피어 모두들 봄을 맞네. 소강절은 시를 읊어 기상을 드러냈고 주렴계는 술에 취해 천진함을 보여줬지. 옛날부터 큰 은.. 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2013.12.06
해파리의 노래 - 김억 해파리의 노래 - 김억 같은 동무가 다 같이 생의 환락에 도취되는 사월의 초순 때가 되면 뼈도 없 는 고깃덩이밖에 안 되는 내 몸에도 즐거움은 와서 한도 끝도 없는 넓은 바 다 위에 떠놀게 됩니다. 그러나 자유롭지 못한 나의 이 몸은 물결에 따라 바람결에 따라 하염없이 떴다 잠겼다 할..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3.12.06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3.12.05
하얀 눈과 마을과 - 박두진 하얀 눈과 마을과 - 박두진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눈이 덮인 마을은 하얀 꿈을 꾼다. 눈이 덮인 마을에 등불이 하나 누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나? 새벽까지 남아서 반짝거린다. 눈이 덮인 마을에 하얀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 덮인 마을에 별이 박힌다. 눈이.. 詩 詩 詩.....♡/동 시 ♬ 좋 아 2013.12.05
탈상 - 허수경 탈상 내일은 탈상 오늘은 고추모를 옮긴다 홀아비 꽃대 우거진 산기슭에서 바람이 내려와 어린 모를 흔들 때 막 옮기기 끝낸 고추밭에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이 아랫도리 서로 묶으며 고추모 사이로 쓰러진다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남녘땅 고추밭 햇빛에 몸을 말릴 적 떠난 사람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3.12.05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장정일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김춘수 "꽃"을 변주하여) - 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3.12.05
스님의 꿈 - 김희원 스님의 꿈 김희원 어릴 적 나는 스님에게도 꿈이 있느냐고 물었다 스님은 말없이 미소만 지으셨다 잠자코 비질만 하셨다 그 뒤로 꿈은 속인에게만 있는 것인 줄 알았다 꿈이 많아서 앓아눕던 나는 엄마한테, 내 꿈 좀 버려달라고 했다 늙어 다시 찾은 절에서 비질을 하는 젊은 스님을 본..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3.12.05
[스크랩] 천재 시인 백석 탄생 100주년 천재 시인 백석(1912~1995) 탄생 100주년 평북 정주 태생-분단이후 북한에 정착(재북시인)-북한 체제를 찬양-금서-해금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백석 백석 계보 안도현 시인은 "내 시의 사부는 백석"이라고 대놓고 말을 하고, 한국 서정시의 적자(嫡子)라는 문태준, 장석남 시인 등도 선생..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3.12.03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3.11.26